‘대한민국 파워업!’
2차전지 산업이 ‘2020 전자대국’ 신화 창조를 위해 스위치를 올렸다.
오일시대는 산유국이 주도했지만, 미래는 첨단기술로 만든 2차전지가 지배한다. 우리나라는 애초부터 산유국이 되지는 못했지만, 새로운 에너지원을 만드는 2차전지 대국으로 일어선다면 산유국 부럽지 않은 국부 창출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현재 휴대폰, 노트북PC, MP3플레이어 등에 빠짐없이 2차전지가 들어가듯, 이제 도로를 달리는 자동차에도 2차전지가 탑재되기 시작했다. 나아가 스마트그리드 시대가 되면 집집마다, 전력 저장용 대용량 2차전지가 들어선다.
이는 2차전지가 지금까지 화석연료시대의 화석에너지를 대체하는 미래의 최대 에너지원이 된다는 뜻이다. 에너지의 패러다임 대변화, 그 맨 앞에 놓인 것이 바로 2차전지다.
10년 전만 해도 우리나라는 2차전지 산업의 불모지나 다름없었다. 당시 일본은 벌써 수십년 쌓은 기술 개발 내공을 앞세워 세계시장을 선점하고 있던 터다. 어깨너머로 기초 기술을 시작하고, 쫓아가기 바빴던 지난 10년의 기억 끝에 이제는 이야기가 달라졌다.
기술도 일본과 대등한 수준에 올라섰을 뿐 아니라, 세계시장 점유율도 일본을 바짝 추격하며 2위 레이스를 펼치고 있다. 제너럴모터스(GM), BMW 등 세계적인 자동차업체가 우리나라 삼성SDI, LG화학을 배터리 공급사로 속속 선정하는 지금과 같은 추세라면 역전도 시간문제인 상황이다.
지난 10년간 우리나라 2차전지산업이 일본을 추격하며 ‘승기(勝機)’를 잡는 시간이었다면 앞으로의 10년은 일본을 따돌리고 완전히 ‘승세(勝勢)’를 굳히는 시간으로 만들어야 할 것이다.
우리나라 모바일IT용 리튬2차전지 수출 규모는 지난 2003년 2억7000만달러에 불과했던 것이 2008년에는 16억2000만달러로 무려 6배나 폭증했다. 앞으로 연평균 성장률이 무려 179.3%로 예상되는 자동차용 2차전지 시장에서 우리의 수출이 가세한다면 전체 2차전지 산업 수출 규모는 눈덩이처럼 불어날 수 있다.
지난 2007년 88억달러 수준이었던 2차전지 세계시장 규모는 내년 158억달러로 두 배가량 성장하고, 오는 2015년에는 무려 220억달러에 이를 전망이다. 전 세계 시장 40% 점유율만 확보하더라도 2차전지로만 100억달러에 육박하는 수출을 올릴 수 있는 셈이다. <표참조>
이같이 커질 세계 2차전지 시장에서 승세를 굳히기 위해선 무엇보다 기술 개발이 중요하다.
우리는 제조기술에서는 일부 일본을 능가하는 수준까지 올랐지만, 여전히 원천기술과 관련 부품소재 기술에서는 열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특히 차량용 2차전지, 대용량 에너지저장장치(ESS)용으로 진화해갈 앞으로는 부품소재의 경제성, 안전성이 무엇보다 중요한 기술 경쟁 요소가 될 것이다. 여기에서 밀린다면 결코 세계 시장 주도권을 잡을 수 없게 된다. 이미 2002년부터 자동차용 2차전지를 연구개발해 세계 하이브리드카용 전지시장을 석권하고 있는 일본을 뛰어넘는 기술 전략이 요구된다.
업계의 노력과 함께, 정부 차원에서도 꼭 해결해야 할 과제가 있다. 바로 리튬·코발트·니켈·인듐 등 2차전지 핵심소재로 쓰이는 희소금속을 안정적으로 확보하기 위한 전략이다.
자원 외교를 통한 이들 희소금속 자원 확보와 함께 이들을 대체할 수 있는 원천 소재기술, 재료기술을 확보하는 장기적 투자는 정부가 맡아줘야 한다.
정부와 관련 업계의 양 바퀴가 제대로 굴러갈 때 2차전지 산업은 국가 성장을 가속화하는 새로운 동력이 될 것이다. 에너지산업의 패러다임을 우리가 바꿀 수 있다.
이진호기자 jholee@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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