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 기고] 선제적 녹색화, 핵심은 고객

[전문가 기고] 선제적 녹색화, 핵심은 고객

저탄소 녹색성장기본법이 우여곡절 끝에 통과됐다. 그동안 대한민국은 기후변화대응과 성장동력이라는 두 가지 명제를 동시에 충족하는 녹색전략을 수립하고 녹색강국이 되기 위해 힘써왔다.

 올해는 어떤 기업이 에너지효율화 기술 및 대체에너지 개발을 통해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를 만들어 갈지 관심이다. 또 대기업을 중심으로 탄소배출절감이라는 구체적 목표 달성을 위한 녹색전략수립이 확산돼 나갈 것이다.

 녹색화가 새로운 스타기업의 탄생을 유도할 수도 있지만 대다수 기업은 녹색경영에 대한 새로운 고민거리를 갖고 새해를 시작하게 됐다.

 기업이 녹색트렌드를 주도해 나갈 수 있도록 도와주는 지원프로그램 구축을 위한 고민도 동시에 일어나고 있다.

 녹색경영수준을 평가해 기업의 현재 경쟁력을 진단하고 녹색화 수준을 높일 수 있도록 방향을 제시하는 녹색경영지수에서부터 녹색경영의 틀과 실행방안을 만들어 주는 전략컨설팅·에너지효율화를 위한 운영관리와 분석을 지원하는 녹색솔루션도 소개될 것으로 기대된다.

 기업의 다양한 ‘녹색화니즈’가 지식서비스기업에게는 차별화된 녹색서비스를 개발하고 경쟁하기 위한 신시장으로서 자리매김할 것이다.

 그렇다면 기업의 녹색화니즈에 부합하는 녹색서비스의 핵심요소는 무엇이 될까. 우선 금전적으로 실익이 될 수도, 손해가 될 수도 있는 각종 규제와 관련된 정보와 에너지효율화 개선에 대한 고민 등 피부에 와 닿는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

 다음으로는 기존의 가치기준에 녹색화를 연계할 때 어떤 부분에 주목해야 될지 적정 가치를 제안할 수 있어야 한다. 이 문제는 제품개발 및 서비스디자인에 새로운 기준이 될 만큼 중요한 고민거리임에 틀림없다. 그러나 이런 행동도 소극적인 녹색화 방안의 일부일 뿐이다.

 향후 녹색화가 고객에게 어떤 가치기준으로 자리를 잡아가고 그들의 선택에 영향력을 미치게 될 것 인지를 미리 알고 준비하는 방향으로 기업의 체질을 바꾸게 하는 것이 선제적 녹색화 방안이다.

 지난 10년 간 대한민국이 IT강국으로서 자리매김하고 미증유의 경제위기를 가장 먼저 벗어난 요인 중 하나는 똑똑한 디지털 소비자가 있었기 때문이다. 세계적인 IT기업이 유독 대한민국에서 고전을 면치 못한 반면 까다로운 고객을 만족시킨 우리 IT기업이 세계적 기업이 된 사례는 녹색경영을 대비하는데 중요한 교훈이 될 것이다.

 대한민국이 녹색강국이 되고 우리 기업이 세계적인 녹색기업이 되기 위해서는 국민의식의 녹색화와 고객의 입장에서 녹색화를 생각할 수 있는 기업의 자세가 필요하다.

 지난해 코펜하겐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에서 대한민국은 탄소배출절감이라는 수세적 전략에서 선제적 녹색화로 전략의 방향을 전환했다. 새해는 우리 기업이 글로벌 녹색화를 선도하는 경영프레임으로 비전과 전략을 준비하는 한해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

 덧붙여 까다롭고 똑똑한 대한민국 소비자를 녹색화할 수 있는 목표를 세워서 탄탄한 스토리텔링의 첫 줄을 써내려가길 희망한다.

이규현 한국생산성본부 컨버전스지식센터장 khlee@kpc.or.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