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린R&D 현장을 찾아서] 한국전기연구원 전력산업연구센터

지난해 10월 전력산업연구센터에서 열린 전기수급 관련 세미나에서 센터 연구원들이 발표자의 프레젠테이션을 듣고 있다. 사진 맨 위쪽이 이창호 센터장.
지난해 10월 전력산업연구센터에서 열린 전기수급 관련 세미나에서 센터 연구원들이 발표자의 프레젠테이션을 듣고 있다. 사진 맨 위쪽이 이창호 센터장.

“실제적 프로그램과 결합할 수 있는 정책을 적극 연구하고 있습니다.”

이창호 한국전기연구원 전력산업연구센터장은 소프트웨어 등 실제 프로그램으로 만들어지는 정책을 연구하는 것이 센터의 경쟁력이라고 강조했다.

여타 연구기관이 정책에 치우친 연구를 한다면, 전산연은 정책과 실무를 동시에 다룬다는 것이다. 이 센터장은 “독보적”이라고까지 표현했다.

이 센터장의 말을 가장 쉽게 이해할 수 있는 방법은 전산연이 개발한 ‘리뉴시스’를 들여다보는 것이다. 리뉴시스는 ‘Renewable energy System’의 약자로 신재생에너지 발전사업의 경제성과 실적 등을 평가해주는 컴퓨터 프로그램이다. 발전시설이 들어설 입지와 크기 등을 입력하면 기후 등을 감안해 예상 발전량과 예상 수익 등이 자동 계산된다. 사업자들은 자신이 지을 발전소의 수익성을 미리 알아볼 수 있기 때문에 잘못된 투자로 인한 손실을 크게 줄일 수 있다.

설립 22주년을 맞는 전산연은 새해에도 RPS 통합운영시스템·실시간 DR 정책 및 프로그램·스마트그리드 실시간 요금제 설계 등 3대 프로젝트 추진을 통해 전력산업에 실무적 도움을 주는데 앞장서기로 했다.

RPS 통합운영시스템은 오는 2012년 시행 예정인 신재생에너지 의무할당제도(RPS)를 운영하는데 핵심이 되는 인프라다.

이 센터장은 “민간 발전업자들이 전기를 생산해 실제 거래가 이뤄질 때까지 RPS 이행 전 과정을 모니터링하게 된다”며 “내년 초까지 이 시스템을 완성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실시간 DR(Demand Response·수요반응) 정책 및 프로그램은 수요자원시장과 관련한 기술로, 전력을 공급자가 아닌 수요자 측면에서 관리하는 제도다. 만약 평소에 하루 100의 전기를 사용하는 공장이 80만 사용하면 절약한 20에 대해 전력회사나 전력거래소가 요금을 지불하는 방식이다. 이 센터장은 “지금껏 국내에는 수요자원시장과 관련해 간단한 소프트웨어만 있었을 뿐 시스템 구축은 안 돼 있었다”면서 “실시간 DR 프로그램이 개발되면 시스템을 통한 제어·정산·발령 등이 가능해져 수요자원시장에 대한 신뢰도가 크게 높아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전산연은 이 프로그램 개발을 올해 안에 끝낼 예정이다.

실시간 요금제는 스마트그리드 성공을 위한 전제조건이다. 스마트미터기가 아무리 실시간으로 전력 사용량을 측정한다 한들 이것이 요금제와 연결되지 않으면 스마트그리드 전체가 무용지물이 되기 때문이다. 지난해 6개월 동안 실시간 요금제 기본 설계를 마친 전산연은 오는 3∼4월경 제주 스마트그리드 시범단지에서 실시간 요금제를 테스트할 계획이다.

이창호 센터장은 “순수 경제학이 하기 힘든 전력경제 분야에서 충분히 경쟁력을 유지하고 있지만 일반에게 알려지지 않은 측면이 있다”면서 “우리 센터가 널리 알려져 많은 인재들이 능력을 꽃피우는 곳이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김용주기자 kyj@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