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7년 외환위기 이후 미국 증권시장의 절대적인 영향력 내에 있던 한국 증시에 갈수록 중국 증시의 입김이 세지면서 양대 증시의 영향을 번갈아가면서 받는 것으로 조사됐다.
17일 우리투자증권이 2000년 이후 최근까지 10년간 코스피지수와 미국 S&P500지수, 중국 상하이종합지수와의 상관관계를 조사한 결과 2004년까지는 미국의 영향이 절대적이었으나 2005년 이후에는 미국뿐아니라 중국 시장의 영향을 번갈아 받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조사는 일간지수(미국은 직전 새벽 마감지수)의 상관관계를 월간, 연간으로 평균을 내서 구했으며 상관계수는 두 변수가 얼마나 밀접하게 연관돼 있는지를 분석한 것으로, 1에 가까울수록 같은 움직임을 보이고 반대로 -1에 근접할수록 역의 상관관계가 높다는 것을 뜻한다.
조사결과에 따르면 2000년에서 2004년까지 코스피지수와 S&P500지수와 0.49∼0.59의 높은 상관관계를 보인 데 비해 상하이종합지수와는 역의 관계이거나 영향을 거의 받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비해 2005년부터 2009년까지 S&P500지수와의 상관관계는 0.41∼0.74로 조사돼 여전히 강력한 영향을 받았으나 상하이종합지수와도 2007년 0.48까지 높아지는 등 높은 상관관계를 보이기 시작했다.
2007년4월에는 상하이종합지수와 상관계수가 무려 0.95나 됐으며 올해 들어서는 미국과의 상관관계가 0.03에 그친 반면 중국과는 0.46이나 됐다.
실제로 지난 12일 중국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이 전격적으로 대형 은행들의 지급준비율을 0.5%포인트 인상했을 당시 S&P500지수는 0.94% 내렸으나 코스피지수는 1.6% 급락하는 등 국내 시장이 크게 출렁이기도 했다.
황창중 우리투자증권 투자정보센터장은 “미국과의 상관계수는 견조한 가운데 중국의 영향력이 강화되는 추세”라면서 “금융위기 이후 진원지인 미국의 영향이 훨씬 커진 것은 사실이지만 수출 비중 1위인 중국 변수도 이제 전혀 무시할 수 없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올해 미국과 중국이 다소 시간차를 두고 출구전략을 시행할 것으로 예측돼 그에 따라 국내 증시가 어떻게 영향을 받을지 주목된다”고 덧붙였다.
권상희기자 shkwon@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