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실가스 배출량 감축목표를 두고 유럽연합(EU) 회원국 간 이견이 충돌했다. 지난해 12월 코펜하겐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 총회(COP15)에서 합의한 ‘국가별 온실가스 감축하기’를 구체화하기 위한 EU 내 작업이 삐걱거리기 시작한 것이다.
18일 월스트리트저널에 따르면 지난주 스페인 세빌에서 열린 EU 주요 국가의 환경·에너지 관련 장관회의를 통해 적정 감축량 목표를 둘러싼 회원국 간 찬·반이 뚜렷하게 갈렸다.
프랑스·독일·영국·스페인이 배출량을 30% 이상 줄여야 한다는 입장인 가운데 이탈리아·벨기에·폴란드가 EU의 공식 감축 목표인 20%를 고수하려는 뜻을 분명히 했다. EU는 이달 31일까지 코펜하겐 정상회의에 따른 EU의 온실가스 감축 목표를 확정할 계획이나 이처럼 의견이 갈려 진통이 예상된다.
프랑스·독일·영국·스페인은 오는 2020년까지 온실가스 배출량을 30% 줄여 1990년 수준으로 되돌리자고 주장했다. 상대적으로 적극적·도전적인 목표로 평가됐다.
에드 밀리밴드 영국 에너지·기후변화 장관은 “30%를 유지해야 한다. 그게 늘 타당한 제안이었고, 그 제안이 유지되는 게 매우 중요한 신호(메시지)”라고 말했다. 이미 40% 감축을 약속한 독일의 환경부 장관 노베르트 뢰트겐도 “20%는 충분하지 않다”고 덧붙였다.
반대 의사도 뚜렷했다. 스테파니 프레스티지아코모 이탈리아 환경부 장관이 “(30% 감축은) 솔직히 초현실적인 목표”라고 말해 진통을 예고했다.
또 폴란드가 20%를 넘어서는 부담에 반대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은용기자 eylee@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