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네덜란드·헝가리 무한잉크시장 정조준”

“올 네덜란드·헝가리 무한잉크시장 정조준”

 “올해는 유럽 국가, 특히 네덜란드와 헝가리에 공격적으로 진출하겠습니다. 한국에서 성공했다면 다른 나라에서도 충분히 성공할 수 있습니다.”

인이즈 정지원 사장(40)의 말에는 자신감이 담겨 있었다.

인이즈는 ‘퍼스트잉크’로 잘 알려진 잉크젯프린터용 무한잉크 제조업체. 무한잉크란 재생잉크의 일종이다. 기존 재생 제품이 소량의 잉크를 카트리지에 직접 주입하는 방식이라면, 이 제품은 대량 잉크통을 카트리지에 직접 연결한다. 국내 잉크 시장에서 재생 제품 비율이 50%를 넘긴 지금, 퍼스트잉크는 ‘네텐’과 업계 1, 2위를 다투고 있다.

성장 비결은 기술 개발에 있다. “2004년 중국 제품을 수입해 유통하면서 이 일을 시작했는데 불량률이 너무 높아 사업을 지속할 수 없었다”는 정 사장은 독자 제품 출시로 방향을 틀었다. 직원들과 함께 1년 넘게 제품 개발에 몰두해 첫 무한잉크 제품 ‘FC-001’을 내놓은 게 2006년. 당시만 해도 무한잉크는 낯선 제품이었지만 제품 경쟁력만큼은 자신 있던 그는 뒤셀도르프에서 라스베이거스까지 잉크 관련 전시회마다 보따리를 들고 제품 홍보에 나섰다.

“처음엔 바이어들이 ‘중국산보다 시장성이 없다’며 반신반의하더니 2년이 지나니 슬슬 유사제품이 나오더라”며 “이제 연 매출 100억을 바라보는 회사가 됐다”고 달라진 상황을 설명했다.

그에게 난관이 없었던 것은 아니다. “대학 졸업 후 하이텔·키텔에서 컴퓨터 부품 통신판매를 시작했는데 PC통신에서 웹으로 환경이 급반전하면서 2000년 부도를 냈지요. 그 후 막노동을 비롯해 해보지 않은 일이 없어요.”

컴퓨터 관련 동아리에서 활동한 경험으로 전사자원관리(ERP) 솔루션 관련 사업에도 손을 댔지만, 번번이 실패. 지푸라기라도 잡자는 심정으로 시작한 일이 잉크 충전방이다. 사업이 어느 정도 자리를 잡을 무렵에는 엡손과 2년간 두 차례 소송을 치르기도 했다. 각종 특허 소송은 법대를 나온 그에게도 어려운 문제였다. 긴 소송은 그의 몸과 마음을 지치게 했다. 그런데도 꾸준히 소비자들이 제품을 찾아줘 위기를 넘겼다. 이 경험은 그에게 ‘매사에 감사하자’란 소박한 좌우명을 선사했다.

올해 정 사장은 한국에서 성공한 자신감을 바탕으로 유럽 시장 본격 공략에 나선다. 이미 인이즈는 4년째 유럽 시장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그는 “매출 비중은 이미 국내와 해외 3 대 7로 수출이 많지만 대부분 러시아와 대만에 치우쳐 있다”며 “유럽은 아직 시장 형성단계라 가능성이 무궁무진하다”고 내다봤다. 그러면서도 “프린터 제조업체가 있기에 무한잉크 시장도 형성된 것”이라며 “정품 업체를 공략하려 들지 않고 상생하는 방법에 대해 꾸준히 고민하겠다”고 덧붙였다.

박창규기자 kyu@etnews.co.kr 사진=고상태기자 stkho@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