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글로벌 금융위기속에서 금융위원회 수장을 맡았던 진동수 금융위원장이 20일 취임 1주년을 맞는다.
국제 금융위기의 터널 속에 있던 작년 1월 취임한 진 위원장은 취임하자마자 시장의 예상을 뛰어넘는 정책을 구사했다. 은행장 회의를 소집해 지난 한해 만기가 돌아온 160조원 규모의 중소기업 대출을 모두 만기 연장해 주기로 은행장들과 합의했다.
또 금융·기업 부실을 처리하는 40조원 규모의 구조조정기금과 정상적인 금융회사에도 투입할 수 있는 공적자금인 금융안정기금의 조성 계획을 내놓았다. 유동성이 부족한 중소기업들엔 보증공급 확대, 패스트트랙 등의 대책을 내놨고 중소기업 유동성 문제와 은행 건전성 우려들이 하나하나 해소되기 시작했다.
그러나 진 위원장의 금융정책은 한편으론 관치금융의 논란에 휩싸였다. 금융위기로 어려움을 겪는 중소기업 지원과 구조조정 방식을 놓고 은행권의 소극적이고 무책임한 태도도 도마 위에 올랐지만, 정부가 뒤에서 팔을 비튼다는 지적을 받았다.
재계와 은행들로부터 재원을 조달하는 미소금융 사업과 이정환 전 한국거래소 이사장의 사퇴 등 금융공기업 인사 등은 작년 10월 국정감사에서 의원들로부터 “신관치금융시대가 열렸다”는 비판을 받기도 했다.
진 위원장으로서는 2년차를 맞는 올해가 가장 중요한 시험대가 될 전망이다. 비상조치라는 긴급처방이 자칫 독으로 돌아오지 않도록 은행 건전성 감독은 물론이고 기업들의 체질개선도 독려해야 하기 때문이다.
진 위원장은 올해 금융정책 과제로 경제활성화 지원, 튼튼한 금융시스템 구축, 금융산업의 경쟁력 제고, 서민.금융소비자 보호 강화, 금융의 국제 위상 제고 등 5가지를 제시했다.
이를 위해 금융공기업을 통한 중소기업 자금의 원활한 공급, 은행 건전성 감독 강화, 사외이사제도 개편 등 금융회사의 지배구조 개선, 지속적인 구조조정, 서민에 대한 금융지원 확대,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개최국에 걸맞은 금융산업의 선진화 등을 추진하고 있다.
권상희기자 shkwon@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