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정부가 경제 위기 극복을 위해 재정 확장 정책을 구사하면서 국가 채무가 10년 전보다 4배 가까이 증가한 것으로 20일 잠정 집계됐다.
작년 국가 채무의 전년 대비 증가 폭은 사상 최대였으며 국민 1인당 나랏빚은 740여만원에 이른 것으로 추정됐다.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정부는 지난해 국가 채무를 잠정 집계한 결과 360조원 초반으로 추산했다. 이는 전년보다 51조원 이상 늘어난 것이다.
다만 외국환평형기금 채권을 계획치의 절반인 30억달러만 발행하고 적자국채 발행도 줄이면서 애초 정부 전망치였던 366조원보다는 작아졌다.
재정부 관계자는 “지방 채무까지 합산해야 정확한 수치를 뽑을 수 있겠지만 지난해 외평채 발행과 적자 국채 발행이 줄어든데다 정부 차입금까지 감소해 국가 채무가 360조원 초반대가 될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이처럼 국가채무가 불어나면서 이자만 15조원대에 달한 것으로 추정됐다.
지난해 국가채무 360조여원은 외환 위기를 겪었던 10년 전인 1999년 93조6천억원의 3.8배에 달하는 규모다. 국가채무 비율 또한 국내총생산(GDP)의 34% 수준으로 10년 전 18.6%의 배 가까이 늘어난 셈이다.
국가채무를 통계청의 2009년 추계인구(4천874만명)로 나눠보면 국민 1인당 나랏빚은 738만원가량이다. 이는 2008년 634만원보다 104만원 정도 늘어난 것이다.
국가채무는 2000~2002년 각각 111조4천억원, 122조1천억원, 133조6천억원 등 소폭 증가했으나 2003년 165조7천억원, 2004년 203조1천억원, 2005년 248조원, 2006년 282조8천억원, 2007년 298조9천억원, 2008년 309조원으로 급증해왔다.
이처럼 지난해 국가채무가 늘어난 것은 2008년 11월 수정예산에서 지출 10조원을 증액한데다 지난해 4월 ’민생 안정을 위한 일자리 추경 예산’으로 28조4천억원을 편성한데 따른 것이다.
세수 보전 등을 위해 35조원이 넘는 적자국채를 발행한데다 외환시장 안정 차원에서 외평채를 발행한 것도 요인이 됐다.
정부는 재정수지와 관련해서는 지난해 통합재정수지 22조원 적자, 관리대상수지 51조원 적자라는 목표를 달성한 것으로 잠정 추계했다.
11월 말 기준으로 통합재정수지가 10조원 적자, 관리대상수지가 36조원 적자지만 12월 말에 지출이 많이 몰려 있는 점을 감안하면 목표치와 맞아떨어질 것이라는 게 재정부측의 설명이다.
한편 정부는 올해의 경우 국가 채무가 407조원으로 사상 최초로 400조원대를 돌파하겠지만 통합재정수지는 2조원 적자, 관리대상수지는 30조1천억원 적자 수준으로 관리해 2012~2013년에 균형 재정을 이루기로 했다. 이에 따라 정부는 세입 기반을 늘리고 세출은 구조조정해 재정 적자를 줄이고 국가 채무를 억제할 계획이다.
또한 민자사업 활성화, 기금의 여유 재원 활용으로 적자 국채 발행을 최소화함으로써 적자성 채무를 적정수준에서 유지할 방침이다. 국가채무통계 기준안도 마련돼 2011년 결산부터 적용할 예정이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