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금은 먼 이야기지만 지금부터 20년 동안의 거시적 큰 흐름에 대한 전망을 해 보자. 필자가 예측하기에 향후 20년의 세계는 한 마디로 ‘월드 스패즘(world-spasm)’이라는 표현이 현실화될 가능성에 주목해야 한다. 월드 스패즘이란 전 세계가 시간과 공간의 압축현상 때문에 변화의 주기와 진폭이 지난 시대보다 더욱 더 빠르고 크게 움직이는 롤러코스터 같은 경련현상을 표현하기 위해 필자가 붙인 용어다. 즉 지금부터 대략 20년 동안 세계 경제의 반복적 경련현상, 미국의 ‘힘의 공백’을 틈타 발생하는 이합집산적 국제정세, 지속적인 테러 및 국경분쟁, 급격한 변화에 따른 사회갈등, 글로벌 문화적 충돌과 혼합현상, 기술중독 사회 부작용으로서의 심리적 혼란, 지구온난화로 인한 환경생태계의 급격한 혼란 등 거의 모든 부분에 있어서 경련적 현상을 보이는 월드 스패즘 시대의 가능성에 주목해야 한다.
필자의 예측대로 시간과 공간이 빠르게 압축되면서 세계는 대공황 때와는 다르게 글로벌 금융위기를 빠르게 탈출했다. 하지만 문제는 그만큼 또 다른 경제위기가 다시 찾아오는 시간도 빨라질 것이다. 예측컨데 향후 20년 이내에 최소 다섯 번의 전 세계적인 경제혼란이 올 가능성을 고려해야 한다. 첫째, 신용(빚) 창조를 통한 경제성장 시스템 자체가 갖고 있는 태생적 결함으로 인해 한 두번의 금융위기가 다시 찾아올 것이다. 둘째, 기술혁신으로 인한 경제혼란이 4∼5차례 정도 올 것이다. 역사적으로 세상을 바꿀만한 기술의 발명으로 신산업이 등장할 때는 투기적 거품이 동시에 발생했다. 이 과정 속에서 세계경제는 마치 롤러코스터를 타는 것 같은 현상을 보이고 사회·문화·환경·제도 등 2, 3차 영역까지 큰 파장을 불러 일으킬 것이다.
특히 향후 10∼20년 내에는 한 두 차례 반복되는 중국과 인도발 글로벌 위기를 경계해야 한다. 중국의 경제성장은 대세이지만 시스템 때문에 필연적으로 몇 번의 거품 붕괴와 회복 사이클을 거치면서 성장할 것이라고 전망된다. 그 과정에서 세계 경제도 중국과 함께 요동을 쳐야 한다. 그리고 2025년이면 중국의 인구를 능가하게 될 인도가 머지 않아 중국과 쌍벽을 이루는 거품의 근원지가 될 것이라는 것이 필자의 예측이다. 이는 전문가들이 인도가 2020년이면 일본 경제를 능가하고, 2040년이면 미국 경제를 능가하고, 2050년에는 세계 경제를 이끌 수 있다는 전망에서도 찾을 수 있다. 이런 장밋빛 전망은 결국 금융위기 이후 마땅히 투자처를 찾지 못하고 있는 세계 투기자본을 인도로 불러들일 가능성이 크다.
비록 당장의 이슈는 아니지만 기업과 개인의 입장에서는 어떻게 해야 월드 스패즘에서 살아남을 수 있을 지를 지금 고민해야 한다. 이런 미래 상황에서 기업이나 개인들에게 필요한 것은 새로운 디자인, 아이디어나 혁신만이 아니다. 향후 20년 동안 생존의 조건은 ‘미래를 읽는 기술’이 될 것이다. 당신과 당신이 속한 기업은 과연 이 능력이 있는가?
최윤식 아시아미래인재연구소장 ysfuture@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