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시가 교육과학중심도시로 갈 경우 대구경북 첨단의료복합단지, 국가산단 등은 속빈 껍데기로 전락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세종시 수정안을 홍보하고 TK의 반발을 잠재우기 위해 20일 대구경북을 방문한 정운찬 국무총리가 대구경북지역 경제인들로부터 쓴소리를 들었다.
정 총리는 이날 오전 4대강 사업이 진행 중인 대구 달성군 달성보 공사현장을 방문, 대구경북 기관단체장과 대구그랜드호텔에서 오찬간담회를 가졌다. 오후에는 구미3단지 도레이새한과 경북 김천혁신도시를 방문했다.
정 총리는 간담회에서 “대구와 김천혁신도시가 세종시 수정안과 별도로 차질없이 진행될 것”이라고 설명했지만 참석자들의 반응을 싸늘하기만 했다.
대구지역 한 경제단체장은 정 총리에게 “세종시 입주기업에 주어지는 인센티브나 세제지원 등으로 다른 지방이 역차별을 받고 피해가 가지 않을 것이라고 하지만 그 피해가 현실로 나타나고 있다”며 “정부는 지방민을 기만하지 말아야한다”고 했다.
또 김범일 대구시장도 “첨단의료복합단지의 국내외 경쟁력 확보가 어렵게 됐다며 의료단지가 성공하기 위해서는 앵커기업 유치가 절실한데 삼성 바이오시밀러, SK케미컬 등의 기업유치를 위해 정부가 적극 나서달라”고 요청했다. 김 시장은 또 영남권 신국제공항 조기건설, 국가과학산업단지 및 경제자유구역에 대한 지원을 확대해 줄 것을 중점 건의했다.
김관용 경북도지사도 정 총리에게 “세종시 수정을 단행한 정부의 고충은 이해하지만 지역의 우려가 깊다”며 “국가공단, 경제자유구역, 혁신도시 등에 대한 기반시설 국비지원 확대, 세종시와 동일한 수준의 세제혜택 등을 지원해달라”고 요청했다.
이날 정총리는 간담회에 앞서 열린 낙동강 달성보 공사장을 찾은 자리에서 “4대강 사업이 완료되면 강을 아름답게 하는 것은 물론 수질도 좋아질 것”이라며 “4대강 사업이 성공적으로 마무리될 수 있도록 지역민과 지자체의 협조를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민주당 대구광역시당 관계자들은 그랜드호텔 앞에서 ‘세종시 특혜! 대구경제 다 죽는다’라는 플래카드를 내걸기도 했다.
대구=정재훈기자 jhoon@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