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한 전후로 맹위를 떨쳤던 한파가 누그러져 사람들의 옷차림이 한결 가벼워졌다.
절기상으로 2월 초의 입춘이 기다리고 있기 때문에 이 즈음이 추위에 가장 방심하기 쉬운 때다. 하루 기온차가 큰 시기 아침에 가벼운 오한을 느낀다면 따뜻한 한방차 한잔으로도 한기를 내몰 수 있다.
감기 예방에 좋은 차야 많지만, 그 중에서 내 몸에 맞는 차를 골라 마시는 게 중요하다. 우리 한의원에 내원한 어느 부부는 체질이 반대인데 아내가 겨울이면 항상 생강차를 준비해놓고 남편에게 권하니 남편은 마시기 싫어해서 서로 불만이 쌓여 있었다.
아내는 평소에 추위도 많이 타고 손발도 찬 편이며, 감기가 들어도 으슬으슬 춥다가 기침·콧물로 진행되는 체질이다. 이런 사람들에게는 성미(性味)가 따뜻해서 몸을 덥혀주며 한기를 몰아내는 생강차·자소엽차·계지(계피)차 등이 어울린다.
생강이나 자소엽은 비위(脾胃) 기능을 돕기 때문에 감기가 들면 소화력도 약해지는 사람에게 더 좋고, 계지는 자궁이 허한(虛寒)할 때 자주 쓰는 약재기 때문에 몸이 차고 출산후 허약해진 여성들에게 좋다.
반대로 남편은 더위를 타고 평소 음주로 간열(肝熱)이 쌓여있으며, 감기가 들어도 몸에 열이 나고 머리·어깨가 쑤시는 증상으로 진행되는 체질이다.
이런 사람들에게는 성미가 서늘해서 열을 식혀주며 한사를 내모는 갈근(칡)차·상엽(뽕잎)차·박하차 등이 좋다. 갈근·상엽·박하는 모두 간에 작용해 열독을 풀어주는 효능이 있으므로 음주가 잦은 직장인들에게는 더욱 활용도가 높다.
이처럼 사람의 몸은 모두 다르기 때문에 자신에게 맞는 것을 아는 게 중요하다. 가까운 한의원에서 본인의 체질에 대한 조언을 듣고 차를 고른다면 더 좋은 효과를 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