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광다이오드(LED) 전문업체인 서울반도체가 향후 5년간 1조8000억원을 경기도에 투자한다. 그룹 계열 대기업이 아닌 중견기업이, 그것도 단일 전문기업이 연 매출의 4배에 이르는 대규모 투자를 단행하는 것은 극히 이례적이다. 대대적인 투자를 바탕으로 경쟁 대기업과의 규모의 경쟁에서도 뒤처지지 않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무엇보다 기업 몸집에 비해 큰 투자를 감행할 정도로 LED 시장이 본격적으로 개화했음을 방증했다. 서울반도체(대표 이정훈)는 LED 칩 전문 자회사인 서울옵토디바이스와 함께 경기도 안산시 반월산업단지 내 공장용지에 올해부터 5년간 총 1조8000억원을 투자해 생산라인을 증설한다고 21일 발표했다. 이정훈 서울반도체 사장은 이날 김문수 경기도지사와 이 같은 내용의 양해각서(MOU)를 교환했다.
이 회사의 투자 금액은 서울반도체의 지난해 매출 예상치(4500억원)의 4배에 달하는 규모다. 연 매출의 80%를 해마다 쏟아붓는 대대적인 투자다.
서울반도체와 서울옵토디바이스는 당장 올해부터 LED 에피웨이퍼·칩 및 패키지 공장을 대대적으로 증설할 계획이다. 또 신규 인력 4000명을 채용하는 데 안산시민과 경기도민을 우선 고용하기로 했다.
서울반도체는 지난해 말 싱가포르 국부펀드 ‘테마섹홀딩스’ 및 포스코와 3000억원이 넘는 유상증자에 성공했다. 이에 따라 대규모 유상 증자와 차입 등을 거친 투자가 진행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 회사는 최근 재무적 투자자를 대상으로 대규모 유상증자를 실시하기 위한 작업에 착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투자는 특히 기업은 투자, 해당 지방자치단체는 관련 규제 완화를 바탕으로 고용을 창출하는 기업-지방 정부 간 상생 모델로도 평가받을 만하다.
경기도·안산시는 양사가 투자계획을 성공적으로 이행하기 위해 각종 인허가 등 행정절차를 신속히 처리해주기로 했다. 김문수 경기도지사는 “서울반도체와 서울옵토디바이스가 세계적인 기업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모든 행정지원을 보장할 것”이라며 “양사의 고용효과가 극대화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안석현기자 ahngija@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