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의 CIO들이 지난 수년 동안 변함없이 직면하고 있는 가장 큰 난제는 ‘IT 운영에 있어서 어떻게 하면 투자 대비 더 많은 효과를 낼 것인가’ 하는 점이다. 최근 들어 글로벌 경쟁이 심화되고 에너지 가격이 상승하는 등 모든 부문의 경제활동이 전보다 어려워짐에 따라 IT 예산이 감축되고 있어 효율적인 IT 운영과 비용절감은 긴급하게 해결해야 할 당면과제가 됐다.
시장조사기관인 가트너의 보고서에 따르면 세계 IT지출은 2008년 3조4000억달러에서 2009년 3조1980억달러로 감소했다. 이 보고서는 다행히 올해는 회복될 것이라는 다소 희망 섞인 전망을 내놓고 있지만 IT지출을 결정짓는 대다수 기업의 CIO들은 위기감을 떨치지 못 하고 있다. ‘최소의 비용으로 최대의 효과’를 누릴 수 있는 IT 투자 및 실행전략을 고민하고 있는 것이다.
지난 2∼3년간 세계적인 경제위기 상황에서도 기업의 데이터는 꾸준히 증가해 왔고, 이를 해결하기 위해 기업의 CIO들은 새로운 서버나 더 많은 스토리지를 추가 구매하는 방법을 취해 왔다. IDC도 한 보고서를 통해 전체 스토리지 용량 가운데 실제로 가용하고 있는 활용률은 절반도 채 안 되는 약 40% 수준이라고 밝히고 있다. 나머지 절반 이상의 스토리지는 사용되지 않은 채 낭비되고 있다는 얘기다. 스토리지의 활용률을 끌어올릴 수 있는 새로운 패러다임을 정립하지 않는다면 스토리지는 기업에 있어 자칫 돈 먹는 하마가 될 수도 있다.
스토리지 관점에서 보자면 이런 상황에서 최소의 비용으로 최대의 효과를 지향하는 경제학의 논리를 스토리지에 적용한 이른바 ‘스토리지 경제학(Storage Economics)’이 최근 새롭게 대두되고 있다. 스토리지 경제학은 데이터의 양이 폭발적으로 증가하기 시작한 2000년대 초반 무렵 등장한 개념으로, 스토리지 인프라의 운영비용을 효율적으로 절감하는 방법론을 담고 있다. 즉, 스토리지 활용률 향상을 비롯해 총소유비용(TCO) 절감, 대용량 스토리지의 운용비용 절감 등의 방안을 다루고 있다.
스토리지의 경제적 파급 효과를 평가할 때 사용하는 지표 가운데 설비투자비용(CAPEX-Capital Expenditure)과 운영비용(OPEX-Operational Expenditure)이 있는데, 이 지표들도 스토리지 경제학을 적용하는 데 있어 꼭 짚고 넘어가야 하는 부분이다. 이 중에서 운영비용의 절감은 실제적인 TCO 절감에 있어 매우 중요한 요소로 작용한다. 무엇보다 우리가 일반적으로 알고 있는 구매가격만을 비용으로 생각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즉 스토리지 자원을 다년간 사용하기 위해 소요되는 인건비, 유지보수료, 데이터 이전 및 백업 비용, 전력 및 냉각 비용, 상면공간 임대 등의 운영비용에 대해 추가적으로 고려해야 한다. 사실상 스토리지 구매가격은 TCO의 20∼30% 수준에 불과하기 때문에 운영비용 절감에 보다 초점을 맞추어야 실제적인 TCO를 줄일 수 있는 것이다.
TCO는 절감하면서 낮은 스토리지의 활용률을 획기적으로 높일 수 있는 스토리지 경제학적 솔루션들은 다음과 같이 정리할 수 있다.
첫째, 스토리지 가상화를 통해 사용자들이 다수의 스토리지 자산을 중앙에서 관리되는 단일 스토리지 풀로 다룰 수 있도록 함으로써 사용률이 향상되고 효율성이 증대되며 이에 따른 비용도 절감할 수 있다. 즉, 모든 스토리지 자산을 공통 설비로 만들고 관리를 위한 단일 인터페이스를 제공함으로써 가상화는 사용 불가능한 스토리지를 재활용하여 스토리지 활용도를 향상시킬 수 있도록 돕는다. 따라서 스토리지 낭비가 줄어들고 스토리지 구매를 연기할 수 있게 되어 IT예산을 상당히 줄일 수 있게 된다.
둘째, 다이내믹 프로비저닝을 통해 애플리케이션이 요구할 때만 스토리지를 할당함으로써 스토리지를 효율적으로 사용할 수 있다. 이 방법은 물리적으로 차지 하는 공간이 작고 성능이 증가하며, 복잡성이 줄어들고 CAPEX를 절감할 수 있다는 경제적 이점이 있다. 또한 다이내믹 프로비저닝은 OPEX를 상당히 감소시킨다. 이는 스토리지 프로비저닝 프로세스를 단순화시킬 뿐만 아니라 한 명의 관리자가 관리할 수 있는 테라바이트 수를 증가시켜 운영 효율성을 향상시키게 된다.
셋째, 스토리지 계층화를 통해 데이터의 가치를 분류함으로써 중요한 데이터는 하이엔드 스토리지에 저장하고, 다소 중요하지 않은 데이터는 저가의 미드레인지 스토리지에 저장함으로써 용도와 목적에 맞는 데이터 관리로 불필요한 비용 지출을 막을 수 있다.
넷째, 그린 스토리지는 저전력, 저냉각 및 최소공간이 요구되는 데이터센터에서 데이터 중복제거, SSD(Solid State Drive), CDP(Continuous Data Protection), VTL(Virtual Tape Library), 파워세이빙(Power Savings) 등의 기술을 활용함으로써 전력사용량, 공간사용량을 줄여 스토리지 관리 비용을 절감할 수 있다.
마지막으로 클라우드 컴퓨팅은 하드웨어 및 소프트웨어 등 IT자원을 필요한 때 필요한 만큼 빌려 쓰고 사용한 만큼 요금을 지불하는 것으로, 이용의 편리성 및 비용절감에 매우 큰 도움이 되는 솔루션이라 하겠다.
이렇게 스토리지 비용을 줄이면서도 데이터 증가를 효과적으로 관리하기 위한 방안을 찾고자 노력하는 기업들은, 스토리지 경제학을 활용해 투자를 최적화하는 동시에 설비투자비용과 운영비용 모두를 절감할 수 있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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