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신발을 신으면 잠이 달아납니다.”
에어힉스(대표 장동진 www.anypass.kr)는 잠을 쫒는 기능성 신발인 ‘애니패스(ANYPASS)’를 개발, 주목받고 있는 업체다.
일반적으로 발의 온도가 높으면 뇌 활동이 둔해지고 잠이 잘 온다. 이 점에 착안해 에니패스는 신발에 구멍을 뚫어 통풍이 잘 되는 시원한 신발인 ‘애니패스’를 내놨다. 신발 밑창에 50여개의 작은 구멍을 뚫어 외부의 찬 공기를 들여보내고 대신 밀폐된 신발 내의 오염된 공기는 밖으로 내보낸다. 발바닥이 시원하고 건조해 졸음을 방지하고 무좀균을 막을 수도 있다. 이 때문에 택시·버스·지하철 등 절대 졸아서는 안될 대중 교통 운전사와 수험생 등 학생들을 1차 고객으로 하고 있다. 하루 종일 신발을 신고 근무하는 사무직 직원과 접객 업무를 담당하는 은행창구 직원도 발이 시원해 업무 효과를 높일 수 있다고 회사는 설명했다.
‘애니패스’ 신발은 장 대표가 우연히 개발하게 됐다. 2007년 여름, 당시 중3 이던 딸이 졸음을 깬다며 발바닥에 아이스팩을 놓고 공부했다. 이를 본 장 대표는 문득 “아이스팩 대신 차가운 바람이 들어오는 신발을 신으면 어떨까”하는 생각을 했다. 이 아이디어를 상용화 하기 위해 장 대표는 우선 스포츠 용품을 많이 파는 동대문으로 달려갔다. 거기서 수많은 실내화를 살펴보며 “발을 차갑게 하기 위해 선풍기를 신발에 달아볼까”하는 생각도 했다. 하지만 이는 배터리 문제와 제조하기 어려워 철회했다. 다시 고민에 들어간 장 대표는 구멍을 뚫어 바람이 들어오게 하자는 생각을 하게 됐다. 가족과 친지, 친구들을 대상으로 시험해 봤더니 반응이 좋았다. “뭔가 되겠구나”하는 생각이 들자 바로 상용화에 나섰다. 우선 2007년 특허 출원을 먼저 냈다. 내친 김에 2008년엔 국제특허출원(PCT)도 했다.
첫 시제품은 작년 2월 나왔다. 구멍 크기와 수는 과학적 실험을 통해 50여개 정도로 만들었다. 하지만 처음이다 보니 디자인 등에 문제가 있었다. 그래서 초기 200 켤레를 전량 폐기했다. 다시 디자인과 기능 개선에 들어가 같은 해 11월 두번째 신발을 완성했다. 두번째 신발은 첫 번째(실내화)와 달리 태권도화였다. 여러 태권도장에서 시험해 본 결과 “굉장히 시원하고 집중이 잘 되는 것 같다”는 반응을 얻고 회사는 고무돼 있다. 현재 인천태권도협회와 미국 태권도협회에 샘플을 보내놓고 결과를 기다리는 중이다. 장 대표는 “전 세계 188개국에 태권도 사절단이 나가 있다”면서 “우리가 태권도 종주국임에도 나이키·아디다스 같은 외국 상표의 태권도화가 주로 사용되고 있다”며 아쉬워했다. 회사는 태권도화에 이어 일반인이 신을 수 있는 ‘잠을 쫓는 신발’도 개발해 우선 조달시장을 중심으로 보급할 계획이다.
인천=방은주기자 ejbang@etnews.co.kr
◇ 장동진 대표 인터뷰
-‘애니패스’ 신발은 어떤 원리가 적용됐나.
▲기관총과 비슷하다. 기관총의 뜨거워진 쇠는 뚫어진 구멍을 통해 들어오는 공기 때문에 차갑게 식는다. 같은 원리다. 신발 밑창에 50여개의 구멍을 뚫어 찬 공기가 들어오게 했다. 구멍의 수와 크기 등은 모두 과학적 실험을 거친 것이다.
-‘애니패스’가 친환경적이라는 건 무슨 말인가.
▲보통 신발 한켤레에 고무가 200∼350g 들어간다. 그런데 ‘애니패스’는 구멍을 뚫었으므로 그만큼 고무가 적게 들어간다.약 25%정도의 고무가 적게 들어간다. 국내서 소비되는 신발이 연간 1억켤레가 넘는다. 이중 10%만 잡아도 고무를 수백톤 절감할 수 있다는 계산이 나온다. 발바닥이 차가운 만큼 에너지를 적게 쓰는 효과도 있다.
-향후 마케팅 계획은.
▲공공시장에 들어가기 위해 조만간 신제품(NEP)과 환경인증을 받을 계획이다. 이마트 등 대형마트 몇 곳에 공급하기 위해 이야기 중인데 반응이 괜찮다. 수출도 추진하고 있다. 일본·이탈리아 업체와 논의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