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닉스가 메모리 반도체 역사상 최고 호황기였던 2006년 수준의 영업을 회복했다. 현재 반도체 경기가 상승 사이클에 진입한 것을 감안하면 하이닉스의 실적 호조는 더욱 탄력이 붙을 것으로 보여 올해 영업이익 2조원 돌파 가능성도 점쳐진다.
하이닉스반도체(대표 김종갑)는 작년 4분기 실적을 집계한 결과, 연결기준 매출 2조7990억원, 영업이익 7080억원을 기록했다고 21일 밝혔다. 매출은 전분기 대비 32% 증가했으며 영업이익은 238%가 늘어났다. 메모리 수요가 살아나고 D램 가격이 전분기 대비 26% 상승하는 등 시황 전반이 개선된 데 힘입어 큰 폭의 실적 호조가 이뤄졌단 분석이다.
이 같은 실적은 메모리 반도체 사상 최대 호황기 수준에 근접한 수치다. 하이닉스가 기존 최대 분기 실적을 기록했던 때는 지난 2006년 4분기로 당시 매출은 2조6120억원, 영업이익은 8580억원이었다. 매출은 이미 작년 4분기에 추월했지만 영업이익은 1500억원 정도 밖에 차이를 보이지 않는다. 영업이익률도 25%로 회복돼 완전한 정상 궤도에 올랐다.
하이닉스가 불황에서 빠져 나온 지 불과 2분기 만에 호황기에 가까운 실적을 거둔 것은 이례적이다. 적자에서 흑자로 반등한 지난 2003년 하이닉스의 영업이익률은 3분기 10%, 4분기 18% 등 점진적으로 개선되는 추세를 보였다. 그러나 과거와 달리 하이닉스는 지난해 작년 3분기 영업이익률 10%를 기록한 뒤, 곧바로 4분기에 25%로 급상승했다. 이는 그 만큼 하이닉스의 회복 속도가 빠르고 승자독식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는 반증으로 풀이돼 반도체 호황기에 접어든 올해 실적 개선이 더욱 뚜렷해 질 것이란 전망을 낳고 있다.
메리츠증권 이선태 연구원은 “비수기에도 PC 판매가 이어지고 있고 특히 DDR3 수요가 강세를 보이며 안정적인 D램 가격을 형성하고 있어 하이닉스의 올 1분기 영업이익은 4분기보다 소폭 감소하는데 그칠 것”이라면서 “1분기 영업이익은 6500억원 수준이 될 것으로 본다”고 분석했다.
이에 따라 올해 하이닉스 연간 영업이익은 2조원도 가능할 것이란 게 업계 분석이다. 올해 PC 시장이 14%의 높은 성장세가 예상되는 반면 메모리 업체들의 설비투자는 여전히 부족한 상황이어서 메모리 시황이 장기간 호황국면을 맞을 것이란 게 그 이유다.
김종갑 사장도 여의도에서 가진 실적발표회서 “수요와 공급 측면 모두를 살펴봐도 올해는 상당히 좋은 해가 될 것”이라며 “이런 상황이 내년까지 이어질 것으로 전망한다”고 강조했다.
윤건일기자 benyun@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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