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닉스(대표 김종갑)는 위기극복 과정에서 나타난 결속과 도전을 계속해 올해 사상 최대 실적과 업계 최고 수준의 영업이익을 달성한다는 목표다. 그동안 움추렸던 현금 흐름 중심의 소극적 경영에서 벗어나 올해는 공격적인 경영을 펼칠 계획이다.
이 회사는 올해 총 2조3000억원 투자를 예정하고 있다. D램과 낸드플래시의 공정 전환에 대부분을 투입할 예정이며 청주공장 M11 라인의 낸드플래시 생산량 확대에도 약 7000억원을 투자할 계획이다. D램은 시장 지배력 강화를, 낸드플래시는 선발 주자와의 격차 좁히기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하이닉스는 D램 분야에서 지난해 54나노 제품과 DDR3에서 경쟁력을 입증한 데 이어 작년 11월 44나노 제품을 양산하면서 후발업체와의 기술격차를 더욱 확대했다. 올해는 44나노 제품으로 성공적인 전환을 통해 시장점유율을 지속적으로 높여가고 38나노 제품 등 선행기술을 조기 개발, D램 기술리더십을 강화할 계획이다. 하이닉스는 지난 연말 기준 54나노 D램 생산 비중이 60% 이상으로 증가했고, DDR3 비중은 전체 D램 생산량의 50%에 이르렀다. 올 연말에는 DDR3 비중이 70% 이상으로 확대된다.
낸드플래시는 지난해 연말 32나노 제품의 성공적인 개발로 선두 업체와의 기술격차를 5개월 이내로 축소했다. 이를 바탕으로 올해는 규모의 경제를 확보하는데 집중하기로 했다. M11 공장의 생산 규모를 월 4만5000장 수준에서 8만장 이상으로 두 배 이상 확대하고 32나노 제품으로의 성공적 전환을 통해 최고의 원가 경쟁력을 확보할 계획이다. 또 26나노 제품도 개발, 경쟁사와의 기술 수준을 나란히 하는 것이 올해 목표다. 하이닉스의 낸드 사업은 현재 41나노 공정 비중이 65% 수준에 이른다.
세계 D램과 낸드 시장은 올해 호황이 예상된다. 우선 D램은 윈도7 및 기업 PC 교체 수요로 인해 올해 약 10% 이상 성장이 예상되고 있고 낸드플래시는 스마트폰의 폭발적인 성장에 힘입어 시장을 이끌 전망이다. 하지만 지난 2년간 D램 업계 대부분이 투자를 못했다. 낸드 역시 주요 업체들의 가동률이 100%로 회복됐지만 신규 증설과 같은 의미 있는 공급 증가가 전체적으로 공급이 부족할 것으로 예상된다.
하이닉스는 이런 상황을 기회로 만들려는 준비를 하고 있다. 기술리더십을 확립하고 조기에 미래성장동력을 확보하기 위해, 올해도 매출의 10%를 연구개발에 투자할 계획이다. 고부가가치 제품 비중 및 전략 고객 비중을 확대하고, 새로운 시장과 고객 발굴에 최선을 다 할 예정이다.
▲김종갑 사장
김종갑 하이닉스반도체 사장은 올해 사상 최대 매출을 달성해 세계 6위 반도체기업으로 도약하겠다는 목표다.
김 사장은 “반도체 시황이 회복 국면에 들어섰으며, 하이닉스는 그 어느 때보다 호황을 성과로 연결할 수 있는 준비가 됐다”며 “2010년은 사상 최대 매출 및 업계 최고 수준 영업이익률 달성으로 반도체업계 6위로 도약하는 등 최고의 한해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하이닉스는 반도체 불황 속에서도 지난해 괄목할 만한 성과를 거뒀다. 지난해 세계 반도체 기업 중 7위(매출 기준)를 기록, 2008년 9위에서 두 계단 상승하는 저력을 발휘했다.
그는 “3년 여 동안 지속된 사상 유래 없는 반도체 불황을 노경 간 협력과 양보로 일자리 나누기를 실천하고, 노조는 복지혜택을 자진 반납하는 등 임직원들의 희생과 열정으로 극복했다”며 “이 위기는 앞으로 44나노공정 D램 및 32나노공정 낸드플래시 등 선도적인 공정기술을 확보한 우리에게 더할 나위 없는 기회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김종갑 사장은 그동안 경쟁사들의 강점을 배우는 입장에서 앞으로는 우리 스스로가 앞장서 가는 ‘최고주의’를 뿌리내리도록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 “우선 2010년에 매출 10%를 연구개발에 투자함으로써 기술리더십을 확보하고 조기에 미래성장 동력을 확보할 것”이라며 “낸드플래시는 청주 M11라인 설비를 확충해 32나노공정 전환을 앞당기고, 비메모리반도체 신사업인 이미지센서는 흑자 전환의 원년으로 삼겠다”고 밝혔다.
윤건일기자 benyun@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