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0년대 웹 시대 초기에 사람들이 가장 많이 사용했던 패스워드는 ‘12345’였다.
요즘 가장 흔한 암호는 뭘까. 숫자가 하나 늘어난 ‘123456’이었다.
지난달 페이스북, 마이스페이스와 같은 소셜네트워킹 사이트의 사용자들에게 소프트웨어를 제공하고 있는 ‘록유(Lock You)’사로부터 한 익명의 해커가 훔친 3천200만개의 패스워드 리스트를 조사한 컴퓨터 보안업체 ‘임페르바’는 이 가운데 1%의 패스워드가 ‘123456’이었다고 밝혔다.
두 번째로 흔한 패스워드는 ‘12345’ 였고, 다음은 ‘123456789’, 이어 암호의 영문 표기인 ‘password’를 그대로 쓰는 경우가 많았으며 ‘iloveyou’와 ‘princess’ 등이 흔하게 쓰이는 암호인 것으로 나타났다.
3천200만개의 패스워드 가운데 20%인 640만개가 매우 짧고 간단한 5천개의 패스워드를 공유하고 있었다고 한다.
뉴욕타임스(NYT)는 21일 “123456과 같은 패스워드를 컴퓨터 계정에서 사용하는 것은 나를 해킹해 달라는 것이나 진배 없다”면서 “컴퓨터 자체 속도 뿐 아니라 네트워킹의 속도가 빨라짐으로 인해 해커들은 사람들이 가장 흔히 사용하는 암호들을 이용해 분당 수천개의 패스워드 방화벽을 허물 수 있다”고 지적했다.
1990년대 중반 비슷한 조사에서 가장 흔한 패스워드는 ‘12345’였고, 다음은 ‘abc123’과 ‘password’ 였다.
사람들이 수많은 위험 경고에도 불구하고 이처럼 간단한 암호를 고집하는 이유에 대해 컴퓨터 보안 전문가들은 ‘디지털 시대에 기억해야 될 숫자가 너무 많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보이스 메일 계정, ATM, PIN 넘버, 인터넷 패스워드 등 수도 없이 많은 패스워드를 머릿속에 넣고 있어야 하고, 만일 이를 분실했을 경우 일 처리가 어려워지는 현실에서 사람들은 해킹의 위험에도 불구하고 ‘설마’하는 마음에서 간단하고 쉬운 패스워드를 사용하고 있다는 것이다.
NYT는 현대를 사는 사람들의 복잡한 머리를 감안한다 해도 두 개 정도의 암호를 사용해 은행이나 이메일과 같이 중요한 계정은 길고 복잡한 암호를 사용하고 소셜네트워킹이나 오락 사이트 등에서는 상대적으로 간단한 암호를 사용하면 위험을 감소시킬 수 있을 것이라고 충고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