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변화 협정 연내 체결 벌써부터 적신호

전세계 지도자들이 올해 안에 구속력 있는 기후변화 협정을 만들기로 한 합의가 불과 한달도 안돼 차질을 빚으면서 목표 달성에 적신호가 켜지고 있다.

지난해 12월 제15차 유엔 기후변화협약(UNFCC) 당사국 총회에서 체결된 ’코펜하겐 협정(Copenhagen Accord)’을 통해 각국은 온실가스 배출 감축 목표를 이달 말까지 선언하기로 합의했지만 주요국들이 이 시한을 지킬 가능성은 거의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보 드 보어 UNFCC 사무총장은 기자들과 만나 상당수의 나라들이 오는 31일 데드라인 까지 온실가스 배출 감축 목표치를 제출하지 못할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또 이들이 궁극적으로 감축 목표치를 제시할 수 있을 지 여부 조차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고 뉴욕타임스가 21일 보도했다.

곧 유럽연합 환경위원장을 맡게될 코니 헤데가르드 전 덴마크 환경장관도 “어떤 나라들이 이 데드라인을 지키느냐에 따라 기후 변화 협상의 미래가 결정될 것”이라면서 “만일 유럽연합과 일본만이 이 시한을 지킨다면 미국과 다른 주요 배출국들이 시한을 지키는 것 보다는 다른 국면이 펼쳐지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미국의 태도가 매우 중요하다는 것이 환경 전문가들의 공통된 입장이다.

드 보어 사무총장은 “전세계 국가들은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코펜하겐 회의에서 밝힌 대로 17% 감축안 공약을 지킬 수 있는 지를 지켜보고 있다”면서 “상황이 어렵다”고 말했다.

오바마 대통령과 민주당 지도부의 약속에도 불구하고 기후변화 관련 입법 가능성이 매우 낮다는 얘기다.

10%에 달하는 실업률과 재정적자 우려에 직면해 있는 미 정치권이 오는 11월 중간 선거를 앞두고 미국의 희생을 감수하면서 이 법안을 선도적으로 통과시킬 가능성은 그리 높지 않기 때문이다.

더욱이 20일 매사추세츠주 상원의원 보궐선거에서 민주당의 패배로 상원에서 공화당의 필리버스터(의사진행방해)를 저지할 수 있는 60석 확보가 불가능해진 상황에서 오바마 대통령과 민주당의 기후변화 입법 추진 동력은 훨씬 약화됐다고 보는 것이 유엔 내부의 일반적 평가다.

유엔의 한 관계자는 “중국이나 인도 등 개도국은 미국이 어떻게 하는 지에 따라 태도를 결정하겠다고 하고, 미국은 개도국의 입장이 먼저 나와야 한다고 맞서고 있는 상황에서 협상은 상당기간 평행선을 달릴 공산이 크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