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길수의 IT인사이드>(27)MS의 스마트폰 출시

MS가 스마트폰 시장 진출을 조만간 공식 발표할 것이란 소식으로 IT업계가 들썩이고 있다. 지난 5일 구글의 ‘넥서스원’ 발표, 이달 27일 애플의 태블릿PC(?) 발표에 이어 MS의 스마트폰 출시 임박 소식까지 전해지면서 IT업계는 그야말로 태풍전야다. 글로벌 IT업체들의 변신이 향후 IT산업의 지형도를 크게 바꿔놓을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MS의 스마트폰 진출 소식은 이미 구문이다. 지난해 상반기부터 MS의 스마트폰 시장 진출 루머가 심심치 않게 흘러나왔다. 지난해 4월 월스트리트저널은 MS가 미 최대 이통사업자인 버라이즌와이어리스와 손잡고 올해초 터치스크린 형태의 스마트폰을 출시할 계획이라고 보도했다. MS와 버라이즌의 스마트폰 프로젝트는 ‘핑크’로 명명됐다. 당시 보도에 따르면 MS의 ‘핑크폰’에는 애플리케이션 오픈마켓인 ‘윈도 마켓플레이스’와 윈도 모바일 OS 신버전이 탑재될 것으로 예상됐다. 당시 MS는 국내 휴대폰 업체 등 복수의 글로벌 휴대폰 업체에 스마트폰 공동 프로젝트 추진의사를 타진한 것으로 알려졌는데, 일본의 샤프가 가장 유력한 협력 파트너로 소개됐었다.

이런 상황에서 올해는 MS의 ‘스마트폰’ 출시가 기정사실로 굳어지고 있는 분위기다. 이번 주 미국의 투자전문회사인 제프리스&Co는 향후 2달 이내에 MS의 ‘핑크폰’이 공식 발표될 것이며, 발표 무대는 다음달 바르셀로나에서 열리는 ‘모바일 월드 콩그레스’ 또는 3월에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리는 `CTIA` 전시회가 될 것으로 내다봤다.

MS의 `핑크폰`은 이미 인터넷 매체를 통해 사진과 대체적인 제품 사양이 알려지고 있는 상황이다. 미국의 디지털 제품 전문 인터넷 사이트인 `기즈모도`는 최근 ‘핑크폰’의 사진과 사양을 입수해 공개했는데, 마치 `거북이` 모양 같다고 묘사했다. 기즈모도에 따르면 이 스마트폰은 일본의 샤프에 의해 만들어질 예정이며 MS의 브랜드를 달고 판매에 들어갈 예정이다.

MS의 스마트폰을 제조할 가능성이 높은 일본의 샤프는 휴대폰 소프트웨어 개발업체인 ‘데인저’와 제휴해 ‘사이드킥’ 단말기를 생산했으며, 데인저는 지난 2008년 MS에 의해 인수된 바 있다. 이런 인연으로 샤프가 MS의 핑크폰 제작사로 가장 유력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따라서 핑크폰은 ‘사이드킥’과 MS의 멀티미디어 플레이어인 ‘준(Zune)’의 UI 및 기능을 많이 포함할 것으로 예상된다. ‘준’ 서비스와 앱스토어도 탑재된다.

핑크폰에 탑재되는 운영체제가 무엇이 될 지도 핫이슈다. 제프리스&Co.는 `핑크폰`에 엔터테인먼트와 소셜 네트워킹이 강화된 `윈도 모바일 7.0` 버전이 탑재될 가능성을 높게 내다봤다. 또 MS의 비디오 콘솔 게임기의 온라인 서비스인 `X박스 라이브`도 지원할 것으로 예상했다. 최근 MS의 윈도 모바일7.0이 내년에나 출시될 것이란 소문도 있어 `핑크폰`에 과연 윈도 모바일 7.0이 탑재될 수 있을지는 아직 미지수다.

하지만 최근에는 윈도 모바일 7.0의 금년 출시설이 계속 흘러나오고 있다. MS가 윈도 모바일 7.0을 이번 `모바일 월드 콩그레스`에서 선보일 예정이란 분석이 나오고 있으며, 대만의 휴대폰 업체인 HTC는 자사의 스마트폰인 `HD2` 모델을 보유한 사용자들에게 올 11월 `윈도 모바일 7.0`으로 무료 업그레이드해 주겠다는 방침을 밝히기도 했다. `윈도 모바일 7.0`의 연내 출시에 갈수록 힘이 실리는 분위기다.

윈도 모바일 7.0이 두가지 버전으로 나올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전통적인 기업 사용자와 젊은 소비자층을 겨냥한 윈도 모바일 버전을 따로 내놓을 것이란 분석이다. MS가 `듀얼 OS`를 내놓으면 보다 효과적으로 스마트폰 시장을 공략할 수 있다는 것이다. 최근 윈도 모바일은 기업 시장으로 입지가 좁아지고 있는데 반해 애플의 아이폰이나 다른 소비자 친화적인 스마트폰들은 영역을 계속 확대해 나가는 추세다. 이런 상황에서 MS가 일반 소비자 친화적인 엔터테인먼트 시장에 집중한다면 기존의 기업 시장에서 구축한 입지를 상실할 우려가 있다. 듀얼 OS 전략을 추진할 경우 이런 위험부담을 상당부분 해소할 수 있을 것으로 IT 전문가들은 예상하고 있다.

핑크폰과 윈도 모바일 7.0의 출시라는 대형 뉴스로 IT업계가 떠들썩한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전자신문인터넷 장길수기자 ksja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