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 사원을 소사장 후보로.’
부산 소재 해양IT기업 신동디지텍(대표 장철순 www.shindong.com)이 독립사장제 경영으로 매년 30% 이상의 매출 성장세를 기록해 화제다.
일명 ‘소사장제’로 불리는 ‘독립사장제’는 임원은 물론이고 말단 직원에까지 기업 경영 마인드를 심어 사장의 꿈을 키우게 하고, 나아가 요건이 갖춰지면 개별 기업으로 독립시켜 마치 소그룹처럼 상호 협력 시너지를 추구하는 방식이다.
장철순 대표는 “회사에 소속돼 있을 때는 별도의 관리가 필요없을 정도로 알아서 일을 잘하게 되고, 독립해서 자기 사업을 할 때는 영업부터 기술 개발, 서비스까지 가족회사처럼 서로 협조할 수 있는 것이 장점”이라고 말했다.
장 대표가 독립사장제 도입을 생각한 것은 10여 년 전. 그는 당시를 떠올리며 “기업에 입사한 사람의 상당수가 궁극적으로 오너를 꿈꾼다”며 “이들이 회사를 떠나려 할 때는 이 회사에서 자신의 비전을 실현하기 어렵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만약 자신이 소속된 회사에서 사장의 꿈을 키워갈 수만 있다면 회사는 훌륭한 인재를 잡을 수 있고, 개인은 자신의 비전을 이룰 수 있는 가장 훌륭한 경영 방식”이라고 말했다.
5년 전 부품 협력 전담기업으로 첫 독립 사장이 배출된 후 현재까지 총 8명이 독립해 무선통신, 부품, 서비스, 컨설팅 등 여러 분야에서 활동하고 있다. 이 중 한 업체는 매출 20억원에 직원 수만도 10명 이상인 기업으로 성장했다. 이들 8개 기업은 신동디지텍을 모기업으로 각각 특정 전문 분야를 전담하는 동시에 외부에서 새로운 먹거리를 창출하며 신동디지텍과 동반 성장하고 있다.
이 같은 독립사장제의 정착과 성공에 힘입어 신동디지텍은 2005년 매출 100억원을 넘어선 후 2006년 150억원, 2007년 230억원, 2008년 270억원, 지난해 320억원을 기록하며 연평균 30% 이상의 매출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현재 회사 임직원 수도 100명에 육박한다.
물론 제도 정착까지 어려운 점이 적지 않았다. 독립사장제의 출발점인 사내 근무에서부터, 경영 마인드를 심기 위해 회사 기여도와 이에 따른 인센티브를 정확하고 체계적으로 산정하는 기준을 마련하고, 독립 이후의 수익을 배분하는 문제까지 결코 쉽지 않은 과제였다.
장철순 대표는 “무엇보다 (독립사장제의) 가장 큰 효과는 토털 IT기업으로서 ‘신동’이라는 브랜드 가치를 올리고 있다는 점”이라며 “소사장들의 전문적인 활동 덕분에 ‘신동디지텍은 해양통신 장비 기술 개발부터 판매 유통과 서비스, 테스트 인증까지 모든 역량을 갖추고 해낼 수 있는 기업’이라는 이미지를 조선업 전반에 심어주고 있다”고 말했다.
부산=임동식기자 dslim@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