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린데일리] 뉴스 포커스-녹색벤처시대:양수길 녹색투자한국포럼 회장](https://img.etnews.com/photonews/1001/100126045818_912382907_b.jpg)
“녹색시장이 우선 만들어져야 합니다.”
양수길 녹색투자한국포럼 회장(국가경영전략연구원장)은 18일 녹색투자 활성화를 위해 정부가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이 무엇이냐는 질문에 녹색시장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시장이 있어야 투자가 일어난다는 뜻이다.
공급자인 녹색벤처기업이 이미 존재하고 있는 만큼 수요자가 나타나면 자연스레 시장은 형성되게 마련이다. 탄소배출 목표를 산업별로 할당하거나 탄소세를 물려서라도 수요를 창출하자는 게 양 회장의 생각이다. 그는 “이런 정책이 인기가 없으니 정부가 망설이고 있는 것”이라며 “배출권 거래제의 경우 2013년부터나 본격 도입될 것 같은데 올해부터 빨리 시작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시장이 형성되고 투자가 활성화되는 건 시작에 불과하다. 벤처 투자자들의 가장 큰 고민은 어떻게 우량기업과 불량기업을 구분할 수 있는가에 있기 때문이다. 양 회장은 벤처캐피털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말한다.
“캐나다의 ‘BDB 캐나다(Business Development Bank of Canada)’라는 은행은 금융과 함께 컨설팅을 동시에 제공해줍니다. 기업에 돈을 빌려주면서 기술평가·경영 조언까지 해주는 것입니다. 게다가 100을 빌려달라고 하면 130을 주고, 대출 기간도 7∼8년이나 됩니다. 우량 기업에만 대출을 해주는 것을 넘어 우량기업을 직접 만들어주는 것입니다. 우리도 이러한 선진국의 중소기업 금융시스템을 심각하게 연구하면 좋겠습니다.”
양 회장은 실패한 벤처기업들이 재기에 나설 수 있도록 도와주는 ‘패자부활전’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했다. 패자들이 제2, 제3의 기회를 갖도록 해줘야 벤처 생태계가 생명력을 갖게 된다는 것이다. 그러나 문제기업을 살려두면 ‘버블’의 문제가 생긴다.
이에 대해 “빌 게이츠는 ‘IT 버블을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버블이 없었다면 IT 혁명도 없었다’고 대답했다. 버블의 혜택도 인식해야 하는 것이다.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고 리스크를 택하는 것, 이것이 기업가 정신”이라고 말했다.
투자를 받기 위한 기업의 준비에 대해서는 “벤처기업들도 금융 및 경영에 관한 노하우를 배워야 하지만 혼자서는 힘들다”며 “녹색투자한국포럼처럼 벤처기업가·금융인·변호사·회계사·정부관계자 등이 한자리에 모이는 네트워크를 조성해줄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함봉균·김용주기자 hbkone@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