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발 악재로 25일 증시가 고전했지만 전문가들은 펀더멘털에는 이상이 없다는 의견을 내놨다. 오히려 증시가 조정 중일 때 저가 매수전략을 펴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25일 코스피는 14.15포인트(0.84%) 내린 1670.20으로 장을 마쳤다. 미국 정부의 은행투자 규제 의지로 전거래일 뉴욕증시가 폭락했다는 소식에 코스피는 1662.77로 출발했지만 오후 들어 낙폭을 만회해 1670선에서 마무리했다. 코스닥은 장중 반등을 시도했지만 장 마감 가까이 낙폭을 키워 12.44포인트(2.28%) 주저앉은 534.22로 마감했다.
지난 주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미국 상업은행의 투자 범위를 제한하겠다는 의지를 피력하면서 한국 증시에도 유동성 우려가 커졌다. 한국 증시에서 외국인이 차지하는 지분은 32.28%(286.7조원)에 달한다. 지난해 한국 매수의 32%가 미국계 자금, 30.7%가 조세회피 지역의 자금인 것으로 파악된다. 전문가들은 외국인이 리스크 관리 차원에서 단기 자금을 회수할 수 있지만, 중장기 자금은 매수를 지속할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심재엽 메리츠증권 투자전략팀장은 “미국 발 악재가 강하긴 하지만 이는 일시적인 상황에 불과해 한국 등 이머징 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이라며 “특히 워렌버핏이 현 정부의 정책과 맥을 같이하고 있기 때문에 미국의 투자심리가 진정될 것”으로 기대했다.
한국 증시의 펀더멘털은 오히려 좋아질 것이란 분석도 눈길을 끈다. 외국인 자금이 일시적으로 감소할 수 있으나 원화가치 하락으로 수출 기업이 덕을 볼 수 있고, 유가가 떨어져 물가 상승 압력이 낮아지는 등 얻는 부분도 분명히 있다는 견해다.
오성진 현대증권 투자컨설팅센터장은 이번 사태를 “유동성을 위협을 받았지만 펀더멘털은 얻었다”고 평가했다. 오 센터장은 “이번 사태로 가파른 원화가치 상승에 따른 수출기업의 채산성 악화 우려, 유가 상승에 의한 인플레이션 우려, 본격적인 출구전략 시행시점의 임박 등 시간을 벌었다”며 “한국 경제가 순항하는 기회가 될 것”으로 내다봤다. 투자전략으로는 펀더멘털이 좋은 IT와 자동차주를 포함해, 원자력·중계기·무선인터넷 등 테마주를 꼽았다.
차윤주기자 chayj@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