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AIST, 12년제 국제학교 세운다

 KAIST(총장 서남표)가 내년 개교를 목표로 150명 규모의 국제학교(12학년제) 설립을 추진한다.

 26일 서남표 KAIST 총장은 대덕특구 기자단과의 간담회에서 “한동대가 운영하는 국제학교를 모델로 ‘K12’ 교육 시스템을 문지캠퍼스에 도입할 예정”이라며 “사립학교로 운영, 수업료를 받을 방침”이라고 밝혔다.

 ‘K12’는 우리나라 초·중·고에 해당하는 미국 교육 시스템으로 12학년제로 운영한다. KAIST 연구원 자녀 입학을 전제로 하되 정원이 모자랄 때는 일반인 자녀에게도 문호를 개방할 방침이다.

 그러나 대전에 이미 정부 지원 국제학교가 있어 정부 예산을 지원받는 KAIST가 사립형 국제학교를 운영하는 것에 이견이 있다. 교육 당국은 부정적인 반응을 보여 추진 과정에서 진통을 예고했다. 이에 대해 KAIST 측은 해외 우수 인재 초빙을 위해 국제학교 운영이 불가피하다는 시각이다.

 서 총장은 올해 수학과 물리 등 이론연구에 집중할 ‘이론연구센터’도 만들겠다고 밝혔다. KAIST는 현재 미국 버클리대 교수를 비롯한 명망 있는 인물을 센터장으로 영입하기 위해 접촉하고 있다.

 최근 국민적인 관심을 끈 UAE와의 400억달러 규모의 원전 수출과 관련, 서 총장은 “향후 10년 내 UAE 아부다비의 과학기술연구대학(KUSTAR)에 KAIST 같은 수준의 대학을 만들려 한다”며 “이를 위해 우선 KAIST 원자력 및 양자공학과 테뉴어 교수진을 14명에서 30명으로 늘린다”고 말했다.

 한국뇌연구원(가칭) 위치 지정을 둘러싸고 선장작업이 지연되는 가운데 KAIST는 뇌 분야 연구를 위해 14T(테슬라, 자기장의 단위) 자기공명영상(MRI) 개발에 착수했다. 14T는 지구 자기장의 70만배에 해당하는 것으로 통상 병원에서 사용 중인 1.5T보다 6배 이상의 고해상도를 얻을 수 있다.

 이외에도 서 총장은 서울대공원에 2.3㎞ 길이의 온라인전기차 선로를 깔아 전기차 한 대를 시범운영 중이며, 향후 석 대까지 늘릴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서 총장은 오는 7월 13일로 임기가 만료된다. 서 총장은 “봄이 되면 미국 MIT로 옮길 준비를 할 계획이지만 일할 조건만 맞으면 한국에 남아 있을 수 있다”고 말해 잔류설에 일단 무게를 뒀다.

 대전=박희범기자 hbpark@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