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부터 통신 대표주는 KT"

 “이동통신 대표주는 KT!”

 KT가 이동통신 대표주(톱픽·Top pick)로 부상했다. 이동통신 시장이 음성통화에서 무선데이터 중심으로 재편되면서 무선데이터 부문의 경쟁력이 좋고 대응이 발빠른 KT가 SK텔레콤의 성장성을 압도할 것이란 평가 때문이다.

 26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지난 연말을 기점으로 대부분의 증권사가 통신업종 톱픽을 SK텔레콤에서 KT로 바꾼 것으로 나타났다. 증권사가 업종별로 선정하는 톱픽은 해당 업종에서 경쟁력이 좋아 주가 상승여력이 가장 높은 종목을 뜻한다. ‘제일 좋은 종목 골라내기’로 표현하기도 한다.

 SK텔레콤은 이동통신시장 점유율 50%를 웃돌며 10년 이상 업계 1위는 물론 증권사의 통신업종 톱픽으로 군림해왔다. 하지만 성장 시장에 대한 대응력, 현 시점에서의 밸류에이션, 주가 상승 모멘텀 등을 고루 따질 때 이제는 KT가 더 매력적이라는 의견이 우세하다.

 이는 올들어 두 업체의 주가 상승률을 비교해도 확인할 수 있다. 통신주가 방어주로 주목을 받으면서 통신업종이 연초 랠리를 시작한 가운데 KT는 20.84%나 올랐다. 같은 기간 SK텔레콤은 5.1% 오르는 데 그쳤다.

 김동준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KT와 KTF의 합병 과정에서 시장이 (업체간 과열 경쟁으로) 왜곡되면서 KT는 통신주 중 가장 싼 종목이었다”며 “KT의 주가가 단기간 많이 올랐지만 SK텔레콤·LG텔레콤과 비교해서 여전히 주가는 싼 상태”라고 진단했다.

 전문가들은 음성에서 데이터로 빠르게 변화하고 있는 이동통신시장의 트렌드가 통신업종 대표주를 바꿔놨다고 말한다. 스마트폰은 무선데이터 시장 확대와 맞물려 현재 이동통신업계의 가장 뜨거운 화두다. 스마트폰 시장이 팽창하면서 무선데이터 이용이 늘어나 이통사 수익 개선의 일등공신이 될 전망이다.

 KT는 지난해 11월 출시한 아이폰이 흥행 돌풍을 일으키면서 스마트폰 시장 대응력에서 SK텔레콤을 눌렀다는 평가를 받는다. 네트워크 부문 경쟁력도 SK텔레콤을 앞선 것으로 평가된다.

 최남곤 동양종합금융증권 연구원은 “KT는 스마트폰 시장 경쟁에서 단말기, 네트워크 등 모든 부분에서 전략 준비가 가장 잘 됐다”며 “지난해 12월 통신업종 톱픽을 KT로 바꿨다”고 밝혔다. 최 연구원은 “특히 KT의 네트워크 부문 경쟁력이 압도적이라 SK텔레콤이 단기간에 따라잡기 쉽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스마트폰 확대로 예상되는 무선데이터 트래픽 폭증에 대비해 통신망을 가장 잘 갖춘 KT가 경쟁력이 높다는 설명이다.

 권영준 미래에셋증권 연구원도 “무선 데이터 시장 성장의 최대 수혜주인 KT가 통신업종 톱픽”이라고 말했다.

 밸류에이션도 매력적이다. 권영준 연구원은 “KT의 주가는 아시아·태평양 지역 통신사들 가운데 가장 매력적인 수준으로 SK텔레콤과 비교해 현저히 저평가된 상태”라고 말했다. 지난 연말 실시한 대규모 명예퇴직으로 인건비를 줄이면서 수익성이 크게 오를 것이란 기대감도 크다.

 양종인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지난해 아이폰 출시, 12월 명예퇴직 단행 이후 통신업종 톱픽을 KT로 바꿨다”며 “올해 통신주들이 동반 성장하겠지만 KT가 가장 매력적이라는 데는 이견이 없다”고 말했다.

 26일 KT는 0.85%(400원) 오른 4만7250원으로 장을 마쳤다. SK텔레콤은 17만8000원으로 전일 대비 0.28%(500원) 올랐다. 코스피가 2% 가까이 급락하는 가운데서도 상승 마감했다. 종가 기준 KT와 SK텔레콤의 시가총액은 각 12조3375억원,14조3727억원이다.

차윤주기자 chayj@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