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올해 연구개발(R&D) 화두는 핵연료봉이나 원자로심의 설계전산코드와 같은 원천기술 개발입니다.”
최근 부임한 한전원자력연료 김기학 사장은 “우리 나라 원자력 기술은 자립도가 95%에 도달해 있다”며 “웨스팅하우스가 갖고 있는 핵심코어 설계 기술을 지난 2005년부터 자체 개발중”이라고 말했다.
오는 2012년 마무리할 이 기술 개발은 ‘X-젠 프로젝트’라는 이름으로 한전원자력연료, 한전기술, 전력연구원 등이 참여하고 있다. 이 프로젝트가 완성되면 우리 나라는 해외 수출에 아무런 제약이 없는 독자 핵연료 브랜드를 갖게 된다.
그동안 원전의 해외수출에서 가장 곤란했던 점은 핵연료의 자체 공급이 안 된다는 점이었다. 지난해 말 아랍에미리트연합(UAE)과의 400억달러짜리 대형원전 수출에서도 우리 나라가 웨스팅하우스와 부분적으로 손을 잡고, 컨소시엄을 구성할 수밖에 없었던 이유가 여기 있다.
김 사장은 “X-젠 프로젝트의 마무리는 우리만의 고유한 특허와 상표를 갖는 것까지 포함하고 있다”며 “2012년 이후가 되면 우리나라의 원전수출 제약은 모두 제거되는 셈”이라고 강조했다.
핵연료 관련 부품은 국산화율이 100%에 도달해 있다. 한전원자력연료가 중소협력업체에 대한 지원 및 기술지도를 통해 모든 부품을 자체 개발한 것. 현재 이들 부품은 국내 보급은 물론 원자력의 종주국인 미국 등에 매년 1000만달러 이상 수출하고 있다.
한전원자력연료 직원들은 요즘 ‘표정관리’에도 신경쓰고 있다. 원전을 새로 도입하려는 국가와 그동안 중단했던 원전 건설을 재개하려는 국가들이 기술뿐만 아니라 사업협력 요청이 잇따르고 있다. 원전 르네상스가 도래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주목받으며, 국민적인 관심을 실감하고 있기 때문이다.
김 사장은 시설 확충과 인력 충원의 필요성에 대해 설명했다.
“사세 확장의 좋은 기회가 도래했습니다. 원자력에 대한 잘못된 인식도 많이 바뀌었고, 전세계 누구나 이제는 저탄소 녹색성장으로 나아가기 위해서는 원자력 외에 대안이 없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인력과 시설을 늘려야하는 이유죠.”
김 사장의 원전 예찬론은 여기서 멈추지 않는다. 석유, 석탄 등 화석연료가 조만간 고갈되는데 반해 원전의 원료인 우라늄은 매장량이 풍부한데다, 세계 각국이 골고루 보유하고 있다는 점도 장점이라고 지적했다.
김사장은 “경제성이 다소 떨어지지만 옥천이나 금산 등에도 우라늄이 매장돼 있는 것으로 안다”고 덧붙였다.
김 사장은 최근 정부가 발표한 신세종시안과 관련해서 “회사를 세종시로 옮길 계획이 없다”며 “시설은 확장해야 하기 때문에 현재 생산시설 뒤쪽의 그린벨트 해제 방안을 추진중”이라고 덧붙였다.
대전=박희범기자, hbpark@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