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C 소비 전력을 크게 낮출 수 있는 기술이 속속 선보이고 있다. PC는 하루 종일 전원이 켜져 있는 냉장고와 맞먹을 정도로 소비 전력량이 큰 것으로 알려져 있다. 에너지관리공단에 따르면 50대 규모 PC 1년 전력 소비량(180MW)은 우리나라 평균 60가구의 1년 소비량과 맞먹는 수준이다. 이를 겨냥해 PC소비량을 줄일 수 있는 프로그램이 선보인 데 이어 아예 전력 절감 프로그램을 탑재한 조달 제품까지 나왔다.
늑대와여우컴퓨터는 PC 전력 소모를 낮출 수 있는 ‘그린웨어’ 제품을 출시했다. 소프트런과 손잡고 출시한 이 제품은 PC전력 절감 프로그램을 기본으로 탑재했다. 이 회사 이종권 사장은 “PC는 IT 제품에서 전력 소비율이 40%를 차지할 정도로 엄청난 에너지를 소모한다” 며 “‘저탄소 녹색 성장’ 비전에 맞춰 우선은 조달 등록 제품에 전력 절감 프로그램을 기본으로 지원하고 점차 이를 일반 PC에도 적용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PC 본체에 기본으로 탑재하는 프로그램은 클라이언트 소프트웨어 방식으로 에너지 절약 현황과 탄소 배출량 절감치를 시각적으로 보여줘 사용자가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다. PC 전력 소비도 자동으로 관리해 준다.
유드림도 PC 상태에 따라 자동으로 전력 소비를 관리해 전력 사용량을 절감해 주는 ‘파워 키퍼’를 출시했다. 파워 키퍼는 개개인 PC 사용 유형을 검사해 중앙 컨트롤 타워에 전송하고 유형 정보를 바탕으로 사용자에 최적화된 절감 정책을 수립해 준다. 또 중앙에서 설정한 전력 절감 정책에 따라 PC 활용 상태에 맞춰 모니터와 본체의 전원을 순차적으로 차단한다. CPU 전력을 조절해 사용자가 정상적으로 컴퓨터를 사용하고 있을 때에도 전력 절감 기능을 수행할 수 있다. 이 회사 배강용 사장은 “파워 키퍼를 도입하면 PC 1대당 30∼40% 전력을 절감할 수 있다”고 말했다.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도 PC가 밀집해 있는 PC방에서 전력 소비를 줄일 수 있는 기술을 선보였다. ETRI가 개발한 ‘그린 PC방 시스템’은 PC 본체를 모니터와 분리해 탈부착이 쉬운 서랍 방식 PC로 본체와 모니터· 키보드· 입출력 장치만 분리돼 있다. 이는 기존 PC 방이 고사양 하드웨어를 사용해 따라 본체 냉각을 위한 에어컨 가동 등으로 전력 소비가 크다는 점에 착안해 개발했다. ETRI 측은 “그린 PC방이 보급되면 중앙집중식 직류 전원 공급 장치와 자율 동적 전력 관리 기술로 30% 이상 전력 절감 효과를 거둘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이는 50대 규모 PC방 기준으로 매년 54MW 전력을 절감해 연간 PC방 한곳에서 전기 요금을 540만 원가량 줄일 수 있는 규모라고 덧붙였다.
강병준기자 bjka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