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오는 3월 유럽을 시작으로 200달러 수준의 최저가 풀터치폰을 세계 시장에 내놓는다. 삼성의 기존 제품에 비해 무려 절반정도 싼데다 노키아의 동급 제품보다 10달러 정도 더 저렴하다. 세계 풀터치폰 저가 시장을 놓고 양사의 정면 승부가 불가피할 전망이다. 그 결과는 양사의 세계 시장 1위 경쟁에도 변수로 작용할 것으로 관측됐다.
27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200달러대 업계 최저가 풀터치치폰을 공급하기 위해 협력업체와 신뢰성 테스트를 완료하고 다음 달 초도 물량 생산에 들어갔다.
모델명은 ‘몬테(S5620)’로 알려졌다. 정전식 터치스크린에 300만화소 카메라, 10만화소 영상카메라를 채택했다. 와이파이를 지원, 무선망이 가능한 지역에서 무선인터넷을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다.
삼성전자는 ‘몬테(Monte) 프로젝트’라는 이름으로 업계 최저가 풀터치폰 출시 전락을 짜왔다. 최지성 삼성전자 사장이 지난 CES 2010에서 밝힌 ‘전 품목 세계 1위 선언’과 맥을 같이하는 것으로 ‘철옹성’ 노키아를 저가시장에서도 뛰어넘겠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글로벌 풀터치폰 시장에서 가장 싼 휴대폰은 노키아가 지난해 8월 인도에서 판매를 시작한 ‘노키아 5230’ 모델이다. 149유로(약 212달러)다.
삼성전자가 생산한 기존 히트상품인 3G방식의 풀터치폰인 스타폰(S5230)과 코비폰(SCH-W900)은 60만원대(450∼500달러)에, 2G방식인 유럽형 코비폰은 45만∼50만원대(350∼400달러)에 판매되고 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가격을 아직 확정하지 않았다. 시장에 따라 공급가격은 달라질 수 있다”고 말했다.
삼성전자는 몬테를 우선 유럽용 GSM모델로 출시한 후 아시아, 북미 등으로 확대해 글로벌 히트 상품으로 육성할 방침이다.
삼성전자 휴대폰 부품업체의 관계자는 “다음 달에 40만대 분량을 생산한 후 3월부터 월 200만대 수준으로 확대할 계획”이라면서 “이러한 규모는 삼성전자가 엄청난 시장 수요를 예상한다는 의미”라고 밝혔다. 삼성전자 풀터치폰 중 최고 인기모델인 스타폰의 월 생산 규모가 200만대 수준이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2억2500만대의 휴대폰 중 4600만대를 풀터치폰으로 출시했으며, 올해는 1억대가 넘어설 전망이다.
노키아가 장악한 보급형 풀터치폰 시장에 삼성이 도전하면서 두 업체 간 경쟁은 치열해질 전망이다.
시장조사기관인 SA에 따르면 세계 1위 노키아의 지난해 3분기 시장 점유율은 37.4%로 지난 2008년 3분기 40%를 밑돌았다. 노키아가 흔들리는 사이 2위인 삼성전자는 지난 2008년 3분기 16.4%에서 지난해 3분기 20.9%로 성장했다. 두 업체 간 상당한 격차가 있지만, 삼성이 비공략 대상이었던 저가폰 시장에서 수요가 늘어난다면 해볼 만하다는 게 삼성전자의 판단이다.
김동석·이형수기자 dskim@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