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의 태블릿PC인 `아이패드(iPad)가 드디어 공개됐다.
애플은 27일(현지 시간) 오전 10시 미국 샌프란시스코 시내 전시장인 예르바부웨이센터에서 열린 발표회에서 스티브 잡스 회장이 나와 새로운 모바일 기기인 `아이패드`를 발표했다.
애플 최고경영자(CEO)인 스티브 잡스는 이날 기조연설에서 "앞으로 등장할 정보기기는 경우에 따라 스마트폰보다, 또는 랩탑보다 좋아야만 한다"며 "그것이 바로 아이패드"라고 설명했다.
그는 "넷북이 스마트폰과 랩탑을 이어줄 기기라고 하지만 넷북은 느리고 디스플레이에 문제가 있으며 PC소프트웨어를 사용하는 단점이 있다"면서 "아이패드는 웹 브라우징은 물론 동영상 및 음악 감상, 전자책 리더 등으로 활용하는데 최적의 기기"라고 말했다.
이번에 발표된 `아이패드`의 두께는 0.5인치, 무게는 1.5파운드다.9.7인치 IPS 디스플레이를 채택했고 `아이폰`과 마찬가지로 멀티터치를 지원한다.1기가헤르쯔(GHz) 애플 A4 칩을 탑재했고 메모리는 16기가바이트(GB)에서 최대 64GB까지 지원한다. 802.11n 기반의 와이파이(Wi-Fi)와 블루투스를 이용할 수 있다.3세대(G) 망도 이용 가능하다.
`아이패드`는 인터넷 검색, 동영상과 음악 재생, 전자책(e-북), 게임 등이 가능하다.애플 앱스토어에서 다운로드 받아 즉시 이용할 수 있으며, `아이패드`에 최적화된 애플리케이션 개발을 지원하기 위해 개발도구(SDK)도 공개된다. 전자책은 새로 구축된 `아이북스` 스토어에서 구입할 수 있다.
가격은 와이파이(Wi-Fi) 모델의 경우 16기가는 499달러, 32기가는 599달러, 64기가는 699달러에 출시된다.와이파이와 3G망을 모두 이용가능한 모델은 16기가 629달러, 32기가 729달러, 64기가 829달러의 가격이 책정됐다.`아이패드`는 미국에서 AT&T를 통해 출시되며, 다른 국가에서는 와이파이 모델은 2개월후에, 와이파이+3G 모델은 3개월뒤에 출시될 예정이다.
한편 `아이패드`의 출시로 이 제품이 노트북PC와 휴대폰 사이에서 새 역사를 쓸지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모든 게 가능(do-everything)하고, 어디에나 갈 것(go-everywhere)’처럼 미리 광고한 만큼 그 가치가 클지도 주목거리다. 특히 애플은 아이폰에 썼던 운용체계(OS)을 적용하고, TV방송와 신문·잡지를 포괄하는 등 미디어·정보통신 시장 질서를 송두리째 바꾸려는 야심도 내보였다.지난 2001년 아이팟이 음악시장 질서를 바꾸어놓았던 것처럼 미디어·정보통신 산업 변혁의 모퉁이에 애플이 팔짱을 끼고 선 것이다.
실제로 애플의 태블릿PC인 `아이패드`는 스마트폰·노트북PC·전자책(e북) 간 격차를 포괄하는 터치스크린 미디어 기기로서 기존 시장질서를 뒤흔들 태세다. 미국 출판업자들도 애플 태블릿PC가 비디오, 텍스트, 내비게이션, 소셜네트워킹애플리케이션 등 전통 미디어의 정보 배급체계를 바꾸어놓을 것으로 예상했다.
예를 들어 e북 시장 맹주인 아마존닷컴과 애플 간 전투가 불가피해졌다. 애플은 미 출판업계에 베스트셀러 e북 판매 가격을 12.99달러와 14.99달러로 제안하는 등 이미 아마존닷컴을 향해 발포한 상태다.비디오 게임도 애플 태블릿PC가 삼키려는 주요 공략 대상이어서 관련 기기 제조업계가 잔뜩 긴장했다.
이번 `아이패드`의 출시 전부터 주식시장은 민감하게 반응했다. 지난 26일 애플 주식이 4% 가까이 치솟아 205달러94센트에 닿는 등 산업계 기대와 전망이 낙관적이다. 현지 시장분석가들은 애플 태블릿PC 첫 해 판매량을 200만∼500만대로 예상했다.
크로스리서치의 새넌 크로스는 “태블릿PC가 애플의 올해 비회계원칙(non-GAAP) 수익을 한 주에 1달러씩 더해놓을 것”이라며 “판매가격을 700달러로 잡았을 때 매출 규모가 28억달러에서 35억달러에 이를 것”으로 예측했다.
한편, 엔더럴그룹의 롭 엔더럴은 “가장 큰 문제는 디스플레이”라며 “애플이 많은 액정화면표시장치(LCD)를 확보해뒀고, 앞으로 발광다이오드(OLED) 디스플레이를 채택할 수도 있을 것으로 알려졌지만 두 장치 모두 (태블릿PC)에 이상적이지 않다”고 풀어냈다. 대낮에 들고다니며 신문이나 책처럼 보기에는 디스플레이와 전원 등에 기술적 한계가 있다는 것이다.
장길수기자 ksjang@etnews.co.kr 이은용기자 eylee@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