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건설의 IT그룹을 총괄하고 있는 조용일 이사의 최근 가장 큰 고민은 급격하게 늘어난 해외 사업의 수익성을 높이기 위한 IT전략을 마련하는 데 있다. 지난해 포스코건설은 해외 사업 부분에서 창사 이래 처음으로 매출 1조원을 달성했다. 2007년 1100억원이었던 해외 매출이 2008년 6800억원, 지난해에는 무려 1조800억원로 늘어났다.
해외 사업의 경우 70% 이상이 대규모 플랜트 사업인데, 플랜트 사업의 경우 프로젝트 규모는 크지만 국내 건설사들의 경험 부족으로 인해 수익성이 높지 않은 영역으로 꼽힌다. 조 이사는 이런 과제들을 해결하기 위해 지난해 구매조달과 공정관리시스템을 재구축했다. 또한 해외프로젝트 수행방법론도 마련하는 등 IT1015(2010년 15조원 수주를 목표로 한 IT인프라 구축) 프로젝트를 대대적으로 추진했다.
최근에는 포스코건설이 새로운 비전2018(2018년도 수주 25조, 매출 15조원 달성) 전략을 수립하면서 또 다시 이에 따른 IT전략이 필요하게 됐다. 이에 따라 비전2018에 따른 새로운 혁신 프로젝트를 추진하는 것이 조 이사의 새로운 과제가 된 것이다.
새로운 전략을 수립하기에 앞서 올해 조 이사는 우선적으로는 해외 프로젝트 수행에서 이해관계자들간에 정보를 공유할 수 있는 협업시스템을 구축할 계획이다. 발주자, 설계 엔지니어, 설비공급사 등 공사 협력업체들이 실시간으로 정보를 서로 주고 받을 수 있도록 ‘프로젝트포털’을 만들겠다는 것이다. 프로젝트포털은 공정관리시스템을 비롯한 회계관리시스템, 구매조달시스템 등 다양한 업무 시스템들을 모두 보여주는 단일창구 역할을 하게 될 전망이다. 프로젝트포털 구축과 함께 일하는 방식을 개선하기 위한 작업도 함께 병행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각 현장에 있는 자료관리시스템을 통합하는 작업 등도 올해 단계적으로 추진할 예정이다.
조직이 비약적으로 성장을 지속할 수 있다는 것은 그만큼 조직 관리 능력도 뛰어나다는 것을 증명해 준다. 조 이사는 포스코건설이 최근 3∼4년간 높은 성장세를 거듭할 수 있었던 것은, 그동안 추진해왔던 프로세스혁신(PI) 작업들이 성공의 밑거름으로 작용했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포스코건설은 지난 2003년부터 2005년까지 2년간에 걸쳐 재무·인사·구매·프로젝트관리 등 전 영역에 걸쳐 프로세스 개선 작업과 함께 대대적인 시스템 업그레이드 작업을 추진했다. 이어 2006년도에 해외 프로젝트 관리와 견적 시스템을 새로 구축하는 PI 2기 작업이 진행됐으며, 지난해에 걸쳐 올해 추진하는 해외사업 지원 시스템들이 PI 3기로 평가되고 있다.
조 이사는 PI 1기 때 IT개발 표준과 시스템 통합, 애플리케이션 통합 등의 작업을 진두지휘했다.
그는 “PI 1기 이전에만 하더라도 부서별로 필요에 따라 개발 작업을 했기 때문에 시스템간 연계성이 매우 낮았다”며 “이후 지속적인 PI 작업을 통해 전체 통합 시스템 체계를 마련할 수 있었고 대규모 조직에 대한 통제도 가능했다”고 말했다.
포스코건설은 지난 PI작업들에 이어 올해 △공정혁신 △원가혁신 △일하는 방식의 혁신 △기업문화혁신 등 내실강화를 위한 4대 혁신활동을 체질화하는 것을 경영 과제로 잡았다. 이런 과제의 일환으로 조 이사는 올해 사내 직원들의 업무 효율성을 보다 높이기 위해 스마트폰을 통한 모바일 오피스 환경을 구축할 계획이다. 1단계로 오는 2월부터 임원과 각 부서의 책임자, 그리고 일부 영업직원에 한해 200대 정도의 단말기를 지급할 예정이다. 직원들에게 지급할 단말기로는 아이폰이 결정됐다.
조 이사는 “이동 중 급하게 사용해야 하는 기능 위주로 우선 모바일 업무애플리케이션을 개발했다”면서 “1단계로 이메일과 전자결재, 직원연락처 조회 등의 기능을 아이폰에 탑재하고, 사용자들의 반응 조사 등을 거쳐 2단계 프로젝트를 추진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포스코건설의 경우 지난해 모바일 환경에서 가상 데스크톱이나 애플리케이션에 접속해 사용할 수 있는 솔루션(시트릭스 리시브)을 도입했다. 이를 통해 직원들은 아이폰에서도 시트릭스 리시브를 통해 사내 전체 업무 시스템에 접근할 수 있다. 하지만 단말기 화면 사이즈의 제약으로 인해 아직은 사용하기에 불편한 상황이다. 이런 제약 사항들을 점차 개선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조 이사는 “시장 흐름에 맞춰 IT부서도 변화에 민감하게 반응해야 한다”며 “이에 포스코건설의 IT그룹은 매주 한번씩 부서 회의를 갖고 새로운 IT나 비즈니스 변화에 대해 의무적으로 정보를 수집해서 발표하도록 하는 등 변화를 빠르게 대응할 수 있도록 역량을 강화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한편 포스코건설은 올해 포스코 그룹차원의 IT통합 운영전략에 따라 상반기 내에 데이터센터를 분당의 그룹통합 데이터센터로 이전할 계획이다. 이에 따른 조직이나 전략상의 변화는 크게 없을 것이라고 조 이사는 말했다.
<프로필>
1983년 인하대학교 건축학과를 졸업하고 포스코 건설본부에 입사했다. 이후 포스코 건설본부와 엔지니어링본부, 거양개발 등이 통합돼 새롭게 탄생한 포스코건설에서 공정관리과, 건설시스템과를 거쳐 1994년부터 지금까지 건설IT를 줄곧 담당해온 27년차 베테랑이다.
성현희기자 sunghh@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