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디어 하나로 기업 바꾸는 기적 이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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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고정보책임자(CIO)의 역할이 변하고 있다는 말을 자주 듣는다. IT가 제공할 수 있는 혁신을 비즈니스 언어로 풀어 설명하고 기업의 매출 증대에 IT의 직접적인 연관성을 설명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더 나아가 CIO는 ‘이노베이션 이네이블러’의 역할을 수행할 것을 요구받고 있다. 이노베이션 이네이블러는 혁신을 촉진시킬 수 있는 기업문화를 육성하고 기업 혁신을 위한 아이디어를 발굴하고 현실화하는 사람이다. 이노베이션 이네이블러로서 CIO는 소셜컴퓨팅을 기업 혁신의 도구로 활용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

 

 모든 채널에서 소비자들에 초점을 맞추고 고객 서비스를 높이는 것이 맥도널드의 과제다. 최근 맥도널드는 미국 1만1500여 전 체인점에서 무선인터넷 서비스를 무료로 제공하기로 결정했다. 이는 소셜미디어 채널을 통해 고객 의견을 반영한 결과다. 맥도널드는 고객의 목소리를 듣기 위해 블로그와 트위터를 이용한다. 이 소셜미디어는 맥도널드의 지향점과 잘 들어맞는다.

 -데이비드 그룸 맥도널드 CIO

 

 베스트바이가 속해 있는 대형 전자제품 유통업계는 엄청난 경쟁으로 압박받고 있다. 베스트바이 매출의 상당 부분이 혁신에서 나오지만 이 혁신을 경쟁사가 금방 모방할 수 있다는 것이 문제다. 우리는 시장의 흐름보다 더 빨리 혁신해야 하며 그 어느 경쟁사보다 더 빨리 성과를 얻어야 한다. 베스트바이는 혁신의 속도를 유지하기 위한 전략의 일환으로 소셜네트워킹을 사용하고 있다.

 -네빌 로버츠 베스트바이 CIO

 

 기업이 차별화된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는 비밀 병기란 이제 극히 드물어졌다. 웹에서 정보를 광범위하게 얻을 수 있으며 IT 솔루션들은 꽤 표준화됐다. 유일한 경쟁력은 속도다. 월마트는 소셜네트워킹 전략을 통해 상당한 비용을 절감했고 연간 전기료를 100만달러 이상 줄일 수 있었다. 이는 내부 소셜네트워킹 사이트에 올려진 한 직원의 글 때문이었다.

 -롤린 포드 월마트 CIO

 

 ◇직원과 고객의 아이디어가 거대한 수익으로=맥도널드는 순이익이 12억2000만달러(약 1조4000억원)에 이른다는 4분기 보고서를 최근 발표했다. 매출 또한 전년 동기 대비 7.3% 늘어난 59억7000만달러를 기록했다. 이처럼 순익과 매출이 증가한 것에 대해 맥도널드는 두 가지 이유를 들었다. 1달러짜리 아침 메뉴와 무선인터넷 서비스다.

 맥도널드의 무선인터넷 서비스는 올해부터 무료로 전환됐다. 지난해까지는 2시간당 2달러95센터의 이용료를 내고 이용할 수 있었다. 4분기 매출에는 무선인터넷 서비스의 무료 전환이 반영돼 있지 않다. 무선인터넷 서비스가 무료로 전환된 올 1분기 매출에 더욱 기대를 걸게 하는데, 맥도널드 CIO에 따르면 무선인터넷의 무료 전환은 소셜미디어 채널을 통해 고객의 의견을 반영한 것이다.

 베스트바이는 대형 전자유통 시장의 경쟁을 위해 소셜네트워킹을 이용하고 있다. 고객의 의견을 귀담아 듣기 위한 채널로서 소셜네트워킹을 이용한다는 점에서는 다른 기업들과 유사하다. 소셜네트워킹 및 이를 통해 전달되는 고객들의 관점은 베스트바이에게 대단히 중요하다고 네빌 로버츠 베스트바이 CIO는 말한다.

 월마트는 소셜네트워킹을 이용해 운영비 절감 효과를 톡톡히 누렸다. 에너지 절약과 환경 보호를 위한 아이디어를 내부 소셜네트워킹 서비스에서 공모한 것이다. 내부 임직원들로부터 6000개 이상의 블로그 포스트가 발행됐으며, 한 직원의 아이디어에서 연간 100만달러 이상의 전력 비용을 절감할 수 있었다고 한다. 아이디어는 간단했다. 매장의 물품보관소 내 설치된 음료자판기의 전구를 하나만 남기고 모두 빼버리는 것이다. 미미할 것 같지만 전체 월마트 매장에서의 1년간 전기료를 계산한 결과 100만달러가 줄어들었다고 한다.

 ◇혁신의 장애물을 제거하고 아이디어는 현실로=델이 소셜미디어를 이용해 매출을 확장했다는 이야기는 종종 회자된다. 블로그나 트위터를 기업이 이용하는 가장 큰 목표는 고객 관리와 영업 마케팅 채널로 활용해 매출을 확대하고 고객을 유지 혹은 획득하기 위해서다. 또 월마트처럼 기업 운영 개선과 지식 공유를 위한 도구로서 기업 시스템 내에서 소셜컴퓨팅 도구를 제공하기도 한다.

 하지만 최근 소셜컴퓨팅은 그보다 더 큰 의미를 갖고 있다. 기업 CIO와 IT부서에 기대되는 역할이 변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전에 CIO와 IT부서는 기술전문가 및 그 집단으로 인식됐다면, 지금 요구되고 있는 것은 ‘이노베이션 이네이블러’다.

 이노베이션 이네이블러는 혁신을 촉진시킬 수 있는 기업 문화를 육성하고 기업 혁신의 단초로서 제공된 아이디어를 실현시키는 사람이다. 이런 점 때문에 로버츠 월마트 CIO는 “소셜네트워킹은 CIO 역할 변화에 중요한 부분”이라고 말한다.

 소셜네트워킹에서 기업 혁신과 고객 서비스 증진의 아이디어가 발굴된다. “CIO는 소셜네트워킹에서 좋은 아이디어가 나오면 이 아이디어가 다음 차원으로 발전되도록 시간과 노력을 투입해야 한다”고 말한다. 즉 기업 혁신에 필요한 원시적 의견들을 구체화시키고 실현할 수 있는 것이 CIO에게 요구된다는 것이다.

 가트너 또한 CIO의 역할이 시대에 따라 변하고 있다고 지적한다. 1960년대에는 급여 애플리케이션을 잘 운영하는 것이 CIO의 역할이었다면, 1970년대 CIO는 온라인 트랜잭션 프로세싱(OLTP) 애플리케이션으로 데이터 프로세싱을 책임지는 것으로 족했다는 것이다.

 또 1980년대에는 좋은 정보관리 솔루션과 데이터웨어하우징을 구축하는 것, 1990년대에는 글로벌기업 리소스 관리를 잘 운영하는 것이 CIO의 임무이자 최종 목표였다. 하지만 2000년대에 들어서면서 상황이 달라졌다. 리처드 헌터 가트너 부사장은 “2005년부터는 협력사·고객사 등 다른 모든 기업과 의미 있는 방법으로 연결되는 것을 CIO에게 요구했고 이 요구는 계속 커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오늘날 CIO는 기업 혁신을 책임지라는 요구를 받고 있다. 기업 혁신을 수행하기 위해 CIO들이 해야 할 일은 기업 혁신을 방해하는 장애물이 어디에 있는가를 신속히 파악, 제거하는 것이다. 그리고 기업의 창의성을 향상시키고 비즈니스와 더욱 근접해 작업하는 것이 요구된다. 여기에 소셜컴퓨팅의 역할과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

 가트너 분석가인 마크 맥도날드는 “클라우드컴퓨팅과 웹2.0은 2007년부터 CIO 우선순위 리스트에 늘 자리했지만 경기 침체 여파가 아직 남아 있는 2010년에 이 두 가지 기술이 갖는 의미는 특별하다”고 말한다. 거대한 초기 투자 없이 혁신을 유도할 수 있고, 어떤 경우 투입한 비용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큰 혜택을 제공하기 때문이다.

 박현선기자 hspark@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