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폰도 없다? 아바타도 안봤다? 당신, 노땅이군요”
경제신문에서 이야기하는 요즈음 모습이다. ‘어플’을 ‘애플’로 착각하고 아바타가 온라인에서 사용하는 캐릭터라고 생각하는 사람들 얘기다. 나도 슬그머니 주변을 살피게 된다. 아직 스마트폰이 없다.
신문기사에 따르면 직장인 5명 중 1명꼴로 스마트폰을 사용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에서도 무선인터넷으로 가는 세계의 흐름을 따르는 모양이다. 무선통신기술과 GPS가 어우러져 사무실에 앉아서도 가까운 버스 정류장에 도착하는 노선버스의 도착시간을 알 수가 있다. 외근 중에도 사무실 PC에 원격 접속해 문서를 확인하고 메일에 첨부해 현장에서 전송하는 시대이다. 물건을 사면 내장된 바코드로 본인을 인식하고 인증을 통해 대금결제를 할 수가 있다. 이외에 스마트폰의 제조자가 아니라 사용자들이 만들어 낸 다양한 애플리케이션들이 고유마켓인 "앱스토어"를 통해서 활발하게 유통되고 있다. 요즈음 얘기다.
모든 학문은 물리적인 통합과 화학적인 융합을 넘어서 뭔가 예상치 못했던 새로운 게 만들어지는, 생물학적인 어떤 합침 즉, 통섭의 모습으로 진화해야 한다고 했다. 이화여대 최재천 교수가 모든 학문이 서로 어우러져 소통하고 새로운 것을 창조해야 한다며 한 말이다.
적어도 외형이나 성능과 같이 하드웨어가 중요한 휴대폰과 달리 스마트폰이 기술적인 면에서 통섭에 가까이 다가가 있다는 생각이 든다. 카메라, 휴대폰, DMB 등이 하드웨어측면에서 하나의 기기로 통합되고 융합되도록 만든 제조자 중심을 넘어 기업을 포함한 많은 사용자들의 상상력을 통해 스마트폰의 생명인 다양한 소프트웨어와 컨텐츠가 지금 이순간에도 창조되고 있기 때문이다.
본론으로 들어가서 2010년 IT시장의 핫 이슈는 ‘모바일 웹 애플리케이션’, ‘그린IT’, ‘클라우드컴퓨팅’이고, 이와 함께 IT융합(컨버전스) 비즈니스가 더욱 확대될 것이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일반적인 예측이다. 이러한 흐름은 일반기업뿐만 아니라 제약산업의 CIO가 주목해야 할 방향이자 일양약품의 관심사이기도 하다.
2010년 제약산업은 앞서 열거한 거시적인 흐름 외에 관심사항으로 첫째, cGMP(미국 수준 우수의약품 제조·관리기준) 수준의 국내 공장 업그레이드가 있다. 이에 따라 빠른 기한 내에 전사적자원관리(ERP), 통합생산관리시스템(MES), 품질관리시스템(LIMS), 창고관리시스템(WMS) 등 대대적인 제조 혁신 작업을 마무리해야 한다.
둘째, 신약 개발에 대한 투자 의지도 높아 연구개발 성과를 보다 효율적으로 관리할 수 있도록 지원해 주는 특허정보 데이터베이스 등 프로젝트관리시스템(PMS)의 도입도 필요하다.
셋째, 의약품 생산 및 유통정보를 RFID 기반으로 종합관리하기 위한 투자 검토가 활발하게 이루어 지고 있다.
정부도 제약산업의 국제경쟁력 강화를 위해 2010년 시작과 함께 정부 차원에서 ‘제약 IT 컨버전스’를 통한 제약산업 경쟁력 강화 계획을 마련해 의약품 유통·생산과 IT의 융합을 단계적으로 추진해 나가기로 하고 그 실천계획을 마련 중이다.
제약산업 CIO들에게 있어 2010년은 투자순위에 따른 비용 배분을 최우선시하고, 기업비전을 효과적으로 구현하는 데 필요한 투자원칙과 룰을 투명하게 설정하며, 결과에 따른 책임과 보상 등을 규정하는 커다란 틀을 마련해야 하는 시기라 판단된다.
개인적으로는 2010년 새로운 이슈로 떠오른 모바일 웹 어플리케이션에 대한 지속적인 관심과 학습이 필요할 것으로 생각된다. 나아가 기업 내에 적용 가능한 애플리케이션을 개발하거나 마케팅 또는 홍보 등에 활용해 볼 수 있을 것이다.
2010년 일양약품은 앞서 열거한 당면과제들 중에 투자순위에 따라 순차적으로 도입을 검토하겠지만 특히 모바일 웹 어플리케이션을 강화할 계획이다. 작년 말 일양약품은 영업자동화시스템(SFA)을 성공적으로 구축하고 영업사원들에게 스마트폰을 지급했다. 이미 유선환경에서 운영 중인 비즈니스인텔리전스(BI) 포털의 일부 비정형 분석 및 조회모델을 모바일 웹으로 서비스할 수 있도록 시도 중이다. 메일은 모바일로 이미 지원 중이고 이외에 ERP 등 기간업무시스템의 활용, 자금의 실시간 변동상황정보 등 일부 컨텐츠 개발을 계획하고 있다.
진정한 모바일 웹 애플리케이션은 전용 앱스토어를 가진 스마트폰 뿐만 아니라 일반폰으로 무선인터넷을 사용하는 누구나 서비스 받을 수 있는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을 포함해야 할 것이다.
현재의 모바일 기반에서 김영한 서강대학교 명예교수의 표현처럼 ‘현대문명을 가능하게 한 두 축인 인문적 상상력과 과학의 힘’을 발휘해 창의적인 모바일 웹 애플리케이션들을 창조한다면, 2∼3년 뒤에 모바일 컴퓨팅이 PC를 어느 정도 대체할 것이라는 전문가의 예측이 설득력을 갖게 되리라 본다.
물론 관련업계는 아직까지 모바일 컴퓨팅이 가지고 있는 한계점을 극복해야 한다는 숙제를 안고 있지만, 어찌됐든 모바일 웹 환경에서 만들어지는 애플리케이션들이 모두를 풍요롭게 하는 선량한 모습으로 우리에게 다가왔으면 하는 바램이다.
박형민 칸테크 대표(일양약품 CIO) hmpark@khantech.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