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산업이 전 방위 분야에서 성장의 원동력이 되는 걸 눈으로 직접 확인했어요. 꼭 과학자가 돼 국가 발전에 기여하고 싶습니다.”
서울대학교(총장 이장무)가 마련한 ‘청소년 공학 프런티어 캠프’의 반도체 공동연구소 체험에 참가했던 동대전고 이지한 학생이 밝힌 포부다. 서울대는 2006년부터 ‘청소년 공학 프런티어 캠프’를 진행해 오고 있다. 전국 자연계 2학년 고등학생 60여명을 대상으로 진행하는 이 캠프는 매년 10대 1 이상의 경쟁률을 기록할 정도로 호응이 뜨겁다.
서울대를 비롯한 주요 대학들이 청소년들에게 이공계를 제대로 알리기 위해 적극 나서고 있다. 이공계 진학에 대한 막연한 불안감 때문에 생기는 ‘이공계 기피현상’을 해소하기 위해서다.
대학 관계자는 “수많은 청소년들이 미래의 과학기술자를 꿈꾸지만 이공계 진학률은 갈수록 떨어지고 있다”라며 “이공계 학문의 흥미와 비전, 보람에 대해 제대로 홍보하기 위해 대학들이 직접 나섰다”고 설명했다.
프런티어 캠프에 참가하는 학생들은 관심분야에 따라 학과를 선택해 지원한다. 보다 집중적으로 자신이 관심있는 전공을 체험하기 위해서다. 서울대는 프런티어 캠프 외에도 벽지의 초등학교를 대상으로 ‘찾아가는 공학교실’ 행사를 통해 이공계 알리기에 나서고 있다.
강태진 서울대 공과대학장은 “과학기술인의 꿈을 가지고 있는 청소년들이 자신의 미래에 확신을 가질 수 있도록 하기 위해 캠프를 마련했다”고 말했다.
건국대학교(총장 오명)도 2년째 광진구 내 중학생 50명을 대상으로 5일간 ‘이공계 체험 프로그램’을 진행 중이다. 이 프로그램은 캠퍼스 투어 및 전공 소개·실험실 체험·특별강연·대학 선배들과의 대화 등으로 구성된다. 지난 8월 열린 1회 행사에 참여한 50여명의 학생들은 항공우주·신소재·미생물공학·정보통신·멀티미디어 등 공과대학과 정보통신대학의 이공계 전공에 대한 설명과 함께 이공계 대학 진학 시의 비전을 체험했다. 2회 행사는 1일부터 열린다.
포스텍(총장 백성기)도 ‘이공계학과 대탐험’ 프로그램을 매년 시행 중이다. 전국 고등학교 1학년생 240여명을 대상으로 진행하는 이 프로그램은 자연계 최우수 학생을 선발해 차후 포스텍에 입학시키는 과정까지 고려하고 있어 인기가 높다.
건국대 체험 프로그램을 담당하는 고성림 건국대 산업공학과 교수는 “과학기술자가 되고자 하는 어린 인재들도 이공계에 대한 좋지 않은 정보들만 접하며 점점 기피하게 되는 것이 현실”이라며 “프로그램을 통해 우리나라에 과학과 첨단기술이 왜 필요한지를 보여줘 청소년에게 이공계에 대한 바른 인식을 갖게 하겠다”고 말했다.
황태호기자 thhwa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