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공기관이 늦어도 하반기부터 공개 소프트웨어(SW)에도 유지보수 대가를 지불한다.
정부는 그동안 공개 SW 도입을 늘렸지만 공급 가격이 무료라는 이유로 정당하게 내야 하는 유지보수 대가를 지급하지 않아 비판을 받아왔다.
31일 업계와 공공기관에 따르면 지식경제부는 하반기에 SW사업대가 산정체계와 정보화에산 집행을 개정해 공개 SW 유지보수요율을 명시하고, 유지보수 대가에 예산을 투입할 수 있는 근거를 마련하는 등 공개 SW 유지보수요율을 현실화하기로 했다.
지경부는 2008년 공개 SW 유지보수 서비스 가이드라인을 만들어 공공기관에 유지보수 대가 산정 방법을 안내한 바 있으나, 해당 기관이 개별적으로 유지보수요율을 정해 집행한 사례가 거의 없었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공공기관들이 공개 SW는 무조건 공짜라고 인식하는 오해를 낳기도 했다.
일반 SW업체는 라이선스 판매액을 주수익으로 판매액의 일정 비율로 산정하는 유지보수 대가는 부가 수익으로 여긴다. 반면에 공개 SW업체는 이른바 ‘서브스크립션’ 방식으로 라이선스는 공짜로 제공하는 대신에 기술 지원 등 유지보수 대가로 돈을 벌어들인다.
지경부는 공개 SW의 라이선스 공급가가 무료라는 점에 착안해 공급가의 비율로 산정하는 ‘정률제’ 방식이 아닌 ‘정액제’를 검토 중이다.
지경부는 다만 제도 시행 과정에서 이미 적정 유지보수 대가를 받고 있는 공개 SW업체가 해당 기관과 계약한 유지보수 금액이 정부에서 정한 유지보수 대가보다 오히려 높은 ‘역차별’ 현상도 발생할 수 있다는 점을 감안해, 적정 유지보수 대가 산정에 최선을 다한다는 계획이다.
지경부는 이와 관련 한국정보통신산업진흥원과 함께 공개 SW 제도 수립과 관련해 전문가 풀을 구성해 논의 중이다.
지경부 관계자는 “공개 SW는 결코 공짜가 아님에도 유지보수 대가를 지급하지 않아 산업 활성화를 저해하고 있어 적정 대가를 수립하는 것은 시급한 과제”라고 전제한 뒤 “다만 금액 수립 과정에서 일부 기업이 피해를 볼 수도 있는 만큼 신중하게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정진욱기자 coolj@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