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보통신·바이오·과학기술 등의 정책을 집중할 수 있는 분위기가 중요합니다. 정부 조직에 신성장동력부를 별도로 만들어야 하는 이유입니다.”
김효석 민주당 정책위의장(59)이 지난 주말 영등포 당사에서 열린 확대간부회의에서 신성장동력부를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애플의 아이패드가 세계의 스포트라이트를 받고 있는 데 따른 우려와 소감을 피력하는 형식이었다.
김 의장은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매번 입만 열면 4대 강, 세종시 하다 보니까 (IT산업·미래산업의) 흐름을 다 놓쳤다”며 “확대간부회의에서 오랜만에 IT정책 이야기가 나오자, ‘우리는 10년간 집권했던, 국정을 해본 세력인 만큼 (현 정권이) 놓치고 있는 정책을 우리가 치고 나가야 한다’는 공감대가 형성됐다”고 말했다.
“과거 정통부 업무 중 정보화 부분은 행안부로 넘어가고, 과기부는 교육부와 합쳐지고, 방통위는 위원회 조직으로서의 한계를 보이면서 신성장동력 정책을 집중적으로 추진할 만한 주체가 사라졌습니다. 교과부는 교육이 중요하다 보니 과학 쪽 정책이 보이지도 않고, 다른 부처들도 다 마찬가지가 돼 버렸습니다.”
김 의장은 현 정권들어 IT·미래 성장동력 등 첨단 분야에서 화두가 사라졌다고 진단했다. 그 이유로 정책 수행 주체의 분산으로 관심을 끌 어젠다 발굴이 불가능해졌다는 점을 꼽았다. 신성장동력부 혹은 미래부 등을 정부 부처 조직으로 둬야 한다고 주장하는 배경인 셈이다.
“신성장동력을 하나의 정책 포커스를 맞춰 세계에 던질 만한 어젠다를 만들어내야 합니다. IT강국의 이미지도 이러다 사라져버릴 수 있습니다.”
김 의장은 현정부의 IT 인식에 항상 문제의식을 가져왔다고 밝혔다. IT특보가 만들어졌지만 하부조직도 없이 무슨 힘을 갖겠냐고 우려했다.
통신업계에는 세계 시장의 흐름 분석과 미래 투자를 조언했다. “최시중 방송통신위원장도 강조했지만 이젠 보조금 경쟁을 할 때가 아닙니다. 국내에서 골목대장을 하려다 보면 정말 중요한 큰 흐름을 놓쳐 실기할 수 있습니다.”
김 의장은 우리나라는 세계 최고의 IT인프라가 있으며, 소비자들의 신제품 수용도가 가장 높음에도 IT 경쟁력이 2007년 세계 3위에서 작년에 19위로 떨어졌다고 지적했다. 스티브 잡스가 애플은 삼성이나 노키아와 같은 모바일기기 회사로 거듭나겠다고 했는데, 이는 IT 시장에 대변화를 예고하는 발언이라고 설명했다.
“사실 요즘 뉴민주당 플랜을 만드느라 정신없고 일자리 창출에 몰두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아이패드 출시를 보면서 계속 가져왔던 문제의식을 표출하게 된 것입니다. 미래 신성장동력 창출에 관한 현 정부는 조직적으로도 그렇고 인식에도 문제가 있습니다. 미래기획위원회도 결국 위원회 조직이니 책임감 있는 정책 추진을 위해 부처 형태가 돼야 합니다.”
심규호기자 khsim@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