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차전지를 실은 세계 전기차 시장이 본격 개화기를 맞았다.
일본의 시장조사 기관인 하이에지에 따르면 지난 2001년 이후의 전 세계 하이브리드카(HEV)와 플러그인 하이브리드카(PHEV), 전기차(EV)를 포함한 전기차 시장은 도요타의 프리우스 2세대가 발매된 2003년 이후 급속히 증가, 2008년에는 72만대에 달했다. 올해는 자동차 산업 불황 대책으로 각국에서 전기차 구입 보조 정책과 친환경 붐이 조성되면서 147만대 출하가 예상된다. 이는 전년 대비 67.6%에 이르는 규모다.
전기차 시장의 성장은 2차전지 시장 성장과 궤를 같이한다. 하이에지 보고서에 따르면 2008년 773억엔 규모를 형성했던 전기차 배터리 시장은 지난해 1566억엔에 이르렀고, 올해는 3624억엔으로 두 배가 넘는 성장이 예상됐다. 특히 리튬이온 전지 채택이 크게 늘면서 기존 니켈수소(NI-MH) 전지와 격차를 크게 좁힐 것으로 보인다. 2차전지 제조사별 점유율은 파나소닉이 지난해 38.4%에서 올해 20.6%로 하락하고, LG화학이 올해 본격적인 생산으로 9.6%의 점유율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됐다.
이 같은 2차전지 시장 성장은 도요타가 주도하던 전기차 시장이 자동차 업계 전반으로 확대된 데 따른 것이다. 특히 제너럴모터스(GM)가 지난해 모터쇼에서 선보인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시보레 볼트의 본격 출시로 대용량 배터리 탑재 전기차의 시대가 개막할 전망이다.
여기에 도요타는 지난해 렉서스 하이브리드와 프리우스, 사이(SAI) 출시에 이어 올해는 리튬이온 전지를 채택한 신차를 내놓을 예정이다. 혼다도 인사이트 이후 피트, CR-V 등의 하이브리드카 모델을 출시할 예정이다. 이 밖에 BYD, 크라이슬러, 폴크스바겐, PSA, 다임러 벤츠, BMW 등이 신차 출시를 예고했다. 상용차 시장에서도 하이브리드 차종들이 대거 등장해 본격적인 성장을 예고하고 있다.
지역별로는 도요타, 혼다, 포드 등이 미국 시장을 겨냥해 제품을 출시하고 있어 치열한 경쟁이 예상된다. 대기오염 문제가 부상한 중국도 자국 내 업체들이 전기차 개발에 나섰고 보조금 등 정부의 정책적 지원에 힘입어 큰 폭의 성장이 기대된다. 유럽은 기존 디젤 엔진 중심의 환경대응 정책에서 벗어나 PSA, 다임러 벤츠, BMW 등의 유럽 자동차 업체들이 하이브리드 기술 자립을 이뤄 관련 시장에 대한 인지도가 높아지면서 전기차와 전지 시장의 경쟁이 본격화될 전망이다.
이경민기자 kmlee@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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