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역 對中의존도 20% 돌파…對美의 2배

우리나라 무역의 중국에 대한 의존도가 사상 처음으로 20%를 넘었다. 미국에 대한 의존도는 10%에 못 미쳐 2배 넘게 차이가 났다.

1일 한국은행과 관세청에 따르면 지난해 우리나라 수출입의 중국에 대한 의존도는 20.53%를 기록, 2008년(19.63%)보다 0.9%포인트 높아졌다.

이는 우리나라 전체 무역액에서 중국과의 무역액이 차지하는 비중을 나타낸다.

대중 의존도는 관련 통계가 집계되기 시작한 1991년 2.90%에 불과했지만 2001년 10.80%까지 상승했다.

이후 2003년 15.30%로 대일 의존도(14.38%)를 넘어선 데 이어 2004년에는 16.59%로 대미 의존도(15.84%)마저 추월했다.

대중 의존도가 이처럼 빠르게 상승한 것은 수입보다 수출의 영향이 더 컸다.

대중 수출액은 1991년 10억 달러에서 지난해 867억 달러로 급증했다. 우리나라의 전체 수출액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1.39%에서 23.85%로 커졌다.

같은 기간 대중 수입액도 34억 달러에서 542억 달러로 늘었고, 의존도는 4.22%에서 16.79%로 4배가 됐다.

반면, 대미 의존도는 1991년 24.42%에서 지난해 9.71%로 3분의 1 가까이로 축소됐다. 수출과 수입 의존도는 각각 25.82%와 23.18%에서 10.36%와 8.99%로 줄었다.

대일 무역 의존도 역시 21.82%(수출 17.19%, 수입 25.91%)에서 10.37%(수출 5.99%, 수입 15.30%)로 절반 넘게 축소됐다.

이영복 한은 국제수지팀장은 “지난해 경상수지가 사상 최대 흑자를 기록한 것은 상당 부분 중국에 힘입은 것”이라며 “중국에 원자재나 중간재를 수출해 제품을 만들어 들여오는 위탁가공무역의 비중이 커진 영향도 있다”고 설명했다.

한은은 전체 대중 수출에서 위탁가공 수출이 차지하는 비중이 2004년 약 10%에서 지난해 약 24%로 늘어난 것으로 추산했다. 총 수입에서 위탁가공 수입이 차지하는 비중은 지난해 12% 정도였다.

중국에 대한 의존도가 확대된 만큼 우리나라는 중국 경기 변동의 가장 직접적인 영향을 받는 국가가 된 셈이기도 하다.

대한상공회의소 권혁부 금융세제팀장은 “올해 경제의 큰 변수 가운데 하나는 중국의 출구전략”이라며 “중국이 연착륙에 실패하면 우리나라가 더블딥(이중 침체)에 빠질 수 있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