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폰이 통신·휴대폰 산업을 넘어 다양한 업종과 분야로까지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수많은 기업들이 자사의 브랜드와 상품·서비스를 알리기 위한 새로운 창구(채널)로 활용하고 있다. 또한 내부 업무 프로세스 확장과 효율화를 위한 툴로 스마트폰과 무선인터넷에 주목하고 PC환경의 기존 인터넷 서비스와 정보 시스템을 모바일로 확장하기 시작했다.
지난해 말 아이폰 출시 이후 국내 기업들과 개발자들의 행보는 모바일애플리케이션 장터(앱스토어)를 통해 관련 유·무료 애플리케이션을 제공하는데 무게중심이 실렸다. 하지만 최근에는 기존의 웹사이트 또는 서비스를 모바일 환경에 최적화한 이른바 ‘모바일웹’의 형태로 구현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바야흐로 ‘엠닷(m.)’의 시대가 다가왔다.
◇모바일앱(App)과 모바일웹(Web)=포털이나 쇼핑몰, 미디어 등이 인터넷을 통해 제공하던 여러 기존 서비스들이 앱스토어를 통해 애플리케이션 형태로 제공되면서 스마트폰 사용자들은 신선함과 편리함을 느꼈다. 유선에서 찾아 볼 수 없던 애플리케이션도 많다. 이처럼 스마트폰에 최적화된 애플리케이션을 보통 ‘모바일앱’으로 부른다.
이와 달리 기존의 유선 중심 사이트나 서비스를 경량화하고 특화시켜 제공하는 전용 사이트가 ‘모바일웹’으로, 대부분 인터넷 주소(url)가 ‘m.∼’ 또는 ‘∼/m∼’의 형태를 갖는다.
지난 20여년 간 PC라는 생태계 안에서 성장해 온 웹(WWW)을 스마트폰 등 모바일 단말기에서 그대로 구현하는데는 무리와 한계가 있다. 모바일웹의 필요성이 더욱 커지는 이유다.
◇모바일웹으로 무게중심 이동=10만개가 넘는 애플리케이션이 유통되는 애플 앱스토어를 통해 아이폰 이용자들은 다양한 프로그램과 서비스를 쉽게 이용할 수 있다. 구글 안드로이드마켓이나 국내의 T스토어·쇼스토어 등도 올해 다양한 단말이 쏟아지면서 급팽창이 예상된다. 하지만 이들은 여전히 특정 OS나 단말, 통신사업자를 통해서만 이용할 수 있다. 더욱이 일반(피쳐)폰을 가진 무선인터넷 이용자들에겐 그림의 떡이다.
이 같은 종속성은 일반 기업이나 개발자, 콘텐츠 업체 등에서 보면 결국 고객 서비스의 제약으로 이어질 수 있다. 따라서 최근 기업들은 기종이나 OS에 구애받지 않고 모든 기기에서 접속할 수 있는 방안으로 모바일웹에 주목하고 있다.
이미 네이버·다음 등 포털들이 기존의 모바일 웹사이트를 재무장해 지속적으로 확장하고 있다. 네이버는 아이폰의 애플리케이션 아이콘 사용자환경(UI)와 비슷한 형태의 첫 화면을 내걸고 네티즌들이 보다 직관적으로 서비스를 이용하도록 했다.
또 아이폰을 국내에 출시한 KT도 사용량 조회 등의 기능을 제공하기 위해 별도의 아이폰용 애플리케이션 개발을 추진했다가 자체 모바일웹 사이트로 해당 기능을 통합하기도 했다.
지난달 구글이 내놓은 웹브라우저 기반 구글 보이스 서비스도 이 같은 맥락을 읽을 수 있는 예다. 구글 보이스는 인터넷을 이용해 음성통화까지 가능한 구글의 인터넷 전화 서비스로 그동안 구글은 애플 아이폰용 애플리케이션을 개발, 승인을 요청했으나 번번히 거절당했다. 애플의 견제가 낳은 결과지만, 구글은 결국 아이폰용 애플리케이션이 아닌 웹브라우저 기반의 구글보이스 서비스를 내놨다. 이는 또 모바일웹이 모바일 환경에 최적화된 콘텐츠를 제공하는 동시에 점차 애플리케이션 서비스 기능까지 흡수하고 있음을 알리고 있다.
최근에는 포드게이트·i포털·시작·i런처 등 날로 늘어나는 모바일웹 사이트를 아이콘 형식으로 한 화면에 두고 접속할 수 있도록 한 메타 사이트들도 생겨나고 있다.
◇기업들의 잰걸음=모바일웹을 향한 기업들의 행보는 네이버·다음 등 포털, KT 등 통신사업자는 물론이고 정부·공공 분야와 금융·제조 등 다양한 업종의 기업들로 빠르게 확대되고 있다. 온라인 쇼핑몰 G마켓이 아이폰용 애플레이션과 함께 모바일웹을 제공중이며 공공 부문에서는 서울시·기상청 등도 모바일 전용 사이트를 운영중이며 한국철도공사도 관련 서비스를 준비중이다.
금융권의 움직임도 활발하다. 이미 아이폰용 뱅킹 애플리케이션을 주목받은 하나은행이 모바일웹 서비스를 검토중이며 앞서 동양종합금융증권은 지난해말부터 업체 첫 모바일웹인 ‘마이모바일웹’을 선보였다.
김지현 다음커뮤니케이션 모바일본부장은 “향후 두가지 방식이 공존하겠지만 모바일앱은 게임 등 강력한 UI가 필요한 부문에서 강점을 보이는 반면, 서비스나 콘텐츠 유통 모델은 1∼2년 뒤에 모바일웹 방식이 우위를 점하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정환기자 victolee@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