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DMA 원천기술 업체인 퀄컴이 기술력이 우수한 국내 벤처 기업에 대한 투자를 확대하기로 했다.
폴 제이콥스 퀄컴 회장은 1일 서울 하얏트호텔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퀄컴은 20여년 동안 한국과 긴밀하게 협력해 세계 시장에서 동반 성장을 해왔다”면서 “윈윈 전략을 더욱 강화하고 미래를 위해 한국의 유망 벤처기업을 발굴, 지속적으로 투자를 확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퀄컴은 그 첫 단추로 국내 벤처업체인 펄서스테크놀로지에 400만달러 투자를 결정했으며 이날 오후 개최한 ‘2010 퀄컴 파트너스 데이’에서 투자협약식을 가졌다. 본지 2월 1일자 9면 참조
펄서스테크놀로지는 지난 2000년 세계 최초로 디지털 오디오 앰프용 프로세서를 개발, 세계 시장 점유율이 60%에 이르는 오디오 분야 전문 팹리스 기업이다. 제이콥스 회장은 “펄서스에 대한 투자는 장기 프로젝트의 첫걸음에 불과하다”며 “세계적인 기술 리더십이 있는 한국 벤처기업이라면 언제든지 추가 투자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퀄컴은 한국벤처기업 투자 전담인력을 두고 추가 투자 대상을 발굴할 예정이다. 다만, 투자 규모나 투자 기업 수 등에 제한을 두지 않고 기술 가능성에 따라 유동적으로 대응하기로 했다.
퀄컴은 한국 내 연구개발(R&D)센터 설립도 밝혔다. 퀄컴의 해외 R&D센터는 중국에 이어 한국이 두 번째다. 초대 연구소장에는 퀄컴 본사 R&D부문 상무인 이태원 박사를 선임했다. 한국 R&D센터의 연구과제로 멀티미디어를 비롯, 반도체·디스플레이·센서 등에 집중하기로 했다. 퀄컴은 국내 R&D 인력을 향후 수십명 규모로 확대하는 한편 ETRI·서울대·연세대·KAIST 등 국내 유수기관의 공동연구도 추진하기로 했다.
지난해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2600억원 규모의 과징금을 부과받은 것에 대해 퀄컴은 항소 의사를 분명히 했다. 제이콥스 회장은 “이미 밝혔듯 우리는 공정위 심결에 강력한 이의를 제기한 상황이며, 법적 절차를 진행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공정위는 지난달 4일 불공정행위에 대한 공식 의결서를 퀄컴 측에 전달했다. 항소하게 되면 공식의결서를 받은 날로부터 한 달 이내에 고등법원에 소송을 제기해야 한다.
제이콥스 회장은 이날 최시중 방송통신위원장, 김영학 지식경제부 제2 차관 등 정부 인사들과 표현명 KT 사장, 정만원 SK텔레콤 사장 등 퀄컴의 한국 내 주요 파트너들과 만나 의견을 교환하고 저녁 늦게 출국했다.
윤건일기자 benyun@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