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정보통신업이 총요소생산성 증가율을 높이면서 전체 제조업의 생산성 둔화 양상을 완화하는데 크게 기여한 것으로 평가됐다. 하지만, 우리나라 전체 산업의 체질 개선은 경쟁국과 비교해 더디게 진행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식경제부와 한국생산성본부는 지난 1981년부터 2005년까지 한국, 미국, 일본, EU 10개국에 대한 산업별 총요소생산성의 국제비교를 실시한 결과, 주요 비교국에 비해 우리나라 전산업의 총요소생산성이 더디게 증가했고 2000년대 들어서는 향상 속도도 더뎌지고 있다고 발표했다.
총요소생산성 증가율이 높아지면 자본과 노동의 증가 외에도 기계설비 개선, 경영혁신, 인적자본 확충, 기술발전 등 경제·사회적 체질이 개선돼 생산과정의 효율성이 좋아졌음을 의미한다. 이 기간에 우리나라의 전산업의 총요소생산성 증가율은 0.2%로 미국(0.40%), 독일(0.43%), 프랑스(0.52%), 영국(0.36%), EU(유럽연합) 10개국(0.34%)보다 낮았다. 일본은 0.17%로 비교 대상국 중 유일하게 우리나라를 밑돌았다. 2001∼2005년엔 우리나라가 0.08%로 0.06%를 기록한 EU 10개국을 앞섰지만 다른 경쟁국들에는 뒤졌다.
제조업의 총요소생산성은 2001∼2005년 미국(1.43%)을 제외하고 각국이 전반적으로 하향세를 보인 가운데 IT산업의 기술혁신에 힘입어 우리나라가 0.76%로 0.11∼0.52%대를 유지한 비교 대상국가보다 높은 편이었다.
지경부는 선진국들은 생산성 주도형 경제성장을 지속해왔지만 우리나라는 2000년 이후에도 기술개발이나 경영혁신보다는 자본과 노동 등 생산요소 투입을 확대하는 방식으로 생산량을 늘려왔기 때문에 산업 총요소생산성이 뒤졌다고 분석했다.
지경부 기업환경개선팀 정종영 팀장은 “앞으로 요소투입 주도형 경제성장은 인구의 고령화 등으로 한계에 직면할 것”이라며 "연구개발, 경영개선, 노사관계 선진화 등 경제·사회 전 분야에 걸친 국가적 차원의 생산성 향상과 체질 개선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이경민기자 kmlee@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