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 생존 교양
구글은 지난해 3월 세계 주요 도시의 도로와 주변 전경을 360도 카메라로 촬영해 보여주는 ‘스트리트뷰’ 서비스를 시작했다. 사진은 확대와 축소가 가능하고 검색도 할 수 있다. 누구나 인터넷을 통해 마치 자신이 그 장소에 있는 것처럼 생생한 전경을 볼 수 있는 것이다.
하지만 오래 지나지 않아 구글 스트리트뷰 서비스는 역풍을 맞았다. 노상방뇨하는 사람, 집안에서 옷매무새를 신경쓰지 않은 모습 등이 모두 스트리트뷰에 공개됐기 때문이다. 스트리트뷰는 초상권과 사생활 침해라는 장벽에 부딪혔다. 여기에 테러나 전쟁 등에 스트리트뷰의 정보가 사용된 정황까지 드러나면서 문제가 더욱 심각해졌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나 블로그는 빠른 정보 교류와 친목 도모에 효과적인 도구다. 그러나 인기 아이돌그룹 2PM의 멤버 재범은 오래 전 마이스페이스에 남긴 글이 이슈로 떠오르면서 결국 탈퇴까지 하게 됐다. 인터넷 서비스의 발달은 인간에게 엄청난 힘을 가져다 줬지만 바이러스의 위협, 사이버 전쟁 등 치명적인 이슈를 몰고 왔다. 폐쇄회로(CC)TV가 안전에 도움을 주지만 사생활을 침해하고 감시 수단이 된다는 것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초고속으로 변화하는 인터넷 및 디지털 정보혁명이 우리 생활에 선사한 편리함은 헤아릴 수 없다. 하지만 IT혁명이 우리에게 선물만을 안겨준 것은 아니다. 디지털사회에는 보이지 않는 곳곳에 위험이 일상화, 구조화돼 있다. IT와 과학기술이 의도적으로 잘못 사용될 경우 일상 생활에 엄청난 재앙이 초래된다.
책에서는 여러 사례들을 통해 최신 IT 트렌드를 소개하는 동시에 그것의 본질과 양면성을 균형있게 담았다. 디지털사회를 감시사회, 위험사회, 불안사회, 중독사회, 참여사회로 규정하고 생존을 위해서는 이 사회의 특징을 알고 있어야 한다고 설명한다.
정보산업 시대에 발생하는 여러 위험들은 필연일 수 있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디지털 기술과 시스템이 작동하는 방식 내부에 위험이 존재하고 있다는 점을 인지하고 대처해나가는 능력을 기르는 일이다. 김원석 지음. 갤리온 펴냄. 1만2000원.
황지혜기자 gotit@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