힘겨운 ‘치킨게임’을 끝내고 세계 D램과 낸드 플래시 시장을 석권한 ’반도체 한국’에 일본 엘피다 발(發) 경고등이 들어오고 있다.
근 2년 만에 흑자를 기록한 엘피다가 메모리 시장점유율에서 작년 4분기에 삼성전자의 몫을 잠식하며 2위인 하이닉스반도체와도 격차를 크게 좁힌 것이다.
4일 반도체 시장정보 및 거래중개업체 D램 익스체인지가 집계한 지난해 4분기 세계 D램 시장 점유율에서 엘피다는 19.4%를 기록, 전분기(16.8%)보다 2.6%포인트 상승하며 20% 선에 바짝 다가섰다.
엘피다의 4분기 점유율은 3분기와 4분기에 똑같이 21.6%를 기록한 하이닉스를 위협하는 수준이다.
D램 시장에서 부동의 1위를 지켜온 삼성전자의 점유율은 3분기 35.6%에서 4분기에는 31.7%로, 3.9%포인트 떨어졌다.
삼성전자의 점유율 하락에는 엘피다 외에 미국 마이크론 테크놀로지와 대만업체들도 기여했다.
4위인 마이크론의 점유율은 3분기 11.5%에서 4분기에는 12.2%로 상승했고, 3분기 점유율이 각각 5.5%, 3.2%였던 대만 난야와 파워칩의 4분기 점유율은 5.7%와 4.7%로 올라갔다.
엘피다는 이익률에서도 대폭 개선된 모습을 보였다.
푸르덴셜증권은 지난달 말 분기 실적을 발표한 엘피다에 대한 최근 보고서에서 “영업이익률이 전분기 1%에서 20%로 대폭 개선됐다”며 “실적개선은 업황 호조와 생산성 개선에 기인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지난해 4분기 하이닉스반도체의 영업이익률은 25% 선으로 엘피다보다 상당 폭 앞섰지만, 삼성전자 반도체사업부의 영업이익률은 21.2% 선이었다.
삼성전자는 자사의 반도체부문 영업이익률이 경쟁업체보다 낮은 것은 수익성이 높지 않은 하드디스크드라이브(HDD) 등이 포함돼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엘피다는 지난해 12월 삼성과 하이닉스가 주도했던 40나노급 DDR3 D램 양산에 착수하면서 기술격차를 좁히기 위한 노력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이에 맞서 삼성전자는 수성 전략을 확고하게 추진할 계획이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고부가가치 제품 양산과 마케팅 강화를 통해 올해 세계 D램 시장 점유율을 40%까지 끌어올리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