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6년 3월부터 지난 12월까지 무려 46개월에 걸쳐 개발한 세타 2.4 GDi(Gasolin Direct Injection) 엔진이 마침내 불후의 베스트셀러 쏘나타에 장착됐다. 전세계적으로 최신 엔진 개발의 가장 중요한 테마이기도 한 직분사 방식의 도입으로 현대자동차의 엔진 개발 능력은 또 한 단계 도약했다.
세타 2.4 GDi 엔진은 전통적인 포트 분사 방식과 달리 정밀한 제어를 통해 연료를 연소실에 직접 분사, 출력과 연비 향상 및 배출가스 감소 효과를 동시에 얻을 수 있는 엔진이다. 배기량 2359cc에 최고출력 201마력/6300vpm과, 최대토크 25.5㎏.m/4250vpm의 놀라운 성능을 발휘한다. 그리고 연비는 쏘나타 2.0의 12.8㎞/ℓ보다 높은 13.0㎞/ℓ다.
제주도에서 진행된 쏘나타 F24 GDi 시승은 비가 내리는 가운데, 캠리와의 비교 시승에서 시작됐다. 쏘나타의 화려한 디자인과 높은 품질에는 다시 한번 감탄을 하지 않을 수 없었다. 지나치게 화려하다 싶은 디자인이야 취향에 따라서 평가가 달라지겠지만, 내외장의 품질력은 가히 세계 최고 수준이라 자부할 만했다.
반면 풀 모델 체인지를 기다리고 있는데다, 출력이 26마력 낮고, 무게도 조금 더 무거운 캠리는 타이어의 상태와 사이즈에서도 약간 불리한 상황이었다. 짧은 비교 시승을 통해, 평가 항목별로 서로 차이는 있지만 캠리는 역시 세계 표준이라는 찬사를, 쏘나타는 그 표준과 동등한 수준에 접근했다는 결과를 얻을 수 있었다.
제주 시내 도로를 주행한 결과 2.4 GDi 엔진은 매끄러운 회전 상승과 매력적인 엔진 사운드가 돋보였다. 특히 7000vpm에 육박하기까지 회전이 상승할 때 전혀 스트레스 없이 강하고 매끄럽게 상승하는 점이 돋보였다. 절대적인 파워의 평가에서는 기존 국내 중형 세단에서는 만나보기 힘들었던 강력한 가속 성능을 선보였다. 하지만, 현대 자동차의 엔진들이 늘 출력의 수치에 비해 실제 힘이 부족하다는 평가를 받아왔는데, 이번 2.4 GDi 엔진 역시 발표된 201마력이라는 수치에는 살짝 미치지 못하는 느낌이었다.
6단 자동 변속기도 2.4 GDi 엔진의 향상된 파워를 효과적으로 전달하는데 크게 부족함은 없었지만, 수동으로 기어를 내릴 때 회전수 보정 기능이 없는 등 201마력을 스포티하게 뽑아내기에는 그냥 덤덤한 편이었다. 한편, 80㎞/h 직전까지도 6단으로 변속이 되지 않는 설정은 다소 무리가 있어 보였다.
이번 시승을 통해 쏘나타의 약점은 여전히 불안정한 하체에 있음이 확인되었다. 쏘나타의 경우 상당히 스포티한 성격을 지향하고 있어, 서스펜션 세팅이 단단하고, 요철 등의 표면 정보가 비교적 상세하게 전달됨에도 불구하고, 주행 안정성은 크게 향상되지 않았다. 특히 고속으로 올라갈수록 안정성이 많이 떨어지며, 중고속에서의 코너링은 물론 직진에서 조차도 노면 장악력이 부족한 것이 느껴졌다.
이미 i30같은 소형 해치백이나 제네시스, 에쿠스와 같은 대형 후륜 구동 모델에서는 우수한 주행 안정성을 확보한 만큼, 현대 자동차의 주력이라 할 수 있는 쏘나타에서도 탁월한 성과가 이어지길 기대해 본다.
글, 사진 : 박기돈기자 nodikar@rpm9.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