컴퓨팅 분야에 관심이 있다면 밤을 지새우며 컴퓨터와 씨름을 한 끝에 공격 경로를 알아내고 회심의 미소를 짓는 해커의 생활을 동경해본 이들이 적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경원대학교 보안동아리 디펜더(Defender·def.kyungwon.ac.kr)는 막연한 동경에 그치지 않고 이를 실행에 옮기려는 학생들이 모여있다.
김동준 회장(22)은 “학교에서 배우는 것은 아주 기초에 해당되기 때문에 깊이있는 공부를 하기 위해 동아리 선후배들이 모여 스터디나 세미나를 진행한다”고 동아리 디펜더의 일상을 소개했다. 2001년 컴퓨터 정보보안에 관심 있는 학생들이 모여 만든 디펜더는 소프트웨어(SW) 개발을 위한 프로그래밍 및 보안 프로그래밍과 외부로부터 침입에 대비하는 시스템 네트워킹 관제 등의 활동을 한다.
정보보안에 대한 관심과 열정, 그리고 기본 지식만 있다면 동아리 활동을 마음껏 할 수 있다. 구정모 학생(20)은 전공이 전자공학이지만 순수한 관심으로 동아리에 가입했고 회장까지 역임한 바 있다. 구 전임 회장은 “그 동안 국제정보보호콘퍼런스(ISEC)와 정보보호심포지엄을 비롯한 정보보호 세미나에 참가했다”며 “전자공학도로서 부족한 정보보호에 관한 배경지식을 익힐 수 있었다”고 회고했다.
디펜더는 정보보호 분야에 진출한 선배들과 긴밀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디펜더를 거쳐간 선배들은 사회에 진출해서도 후배들에게 진로에 대한 조언을 아끼지 않는다. 김 회장은 “사회에 진출한 선배들을 보면 사회에서 받는 처우는 좋은 편이 아닌 것 같다”며 “우리나라가 IT강국이라고 하지만 보안에서는 강국이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그는 “학생 입장에서는 7·7 DDoS대란으로 정보보호에 대한 중요성을 인식한 것은 좋은 계기였다고 생각한다”면서 “우리나라 정보보호산업이 보다 많이 발전했으면 한다”고 희망했다.
디펜더는 외부 세미나 및 대회 참석을 비롯해 지난 2008년에는 교내 전산정보원의 침해사고대응(CERT)업무에 참여하기도 하는 등 활발한 활동을 벌여왔다. 또, 지난 2008년에 이어 지난해에는 한국인터넷진흥원(KISA)의 대학정보보호동아리연합회(KUCIS) 회원으로 활동하며 정보보호 정책아이디어 공모전에서 수상, 실력과 노력을 인정받고 있다.
올해는 동아리내의 세미나를 강화해 후배 양성에 힘쓸 계획이다. 김 회장은 “보안공부는 마땅한 지참서가 없는 상황”이라면서 “선배들이 주축이 돼 후배들이 깊이 공부할 수 있도록 해 인력양성을 하는 게 우선”이라고 강조했다. 다른 정보통신기술(IT) 분야와 달리 보안은 IT의 여러분야와 밀접하게 연결되서다.
김 회장은 “프로그래머들은 프로그래밍만 파고들면 되지만 보안분야는 공부해야 할 것이 너무 많아 스스로 하고자 하는 열정과 끈기가 가장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경원기자 won@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