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지하철 5·6·7·8호선을 타는 승객들은 이르면 올 하반기께 역에서 ‘e북’을 빌려 볼 수 있다. 이에 앞서 전동차 내부에 설치된 LCD 모니터로 6월 열릴 월드컵 경기도 바로 시청할 수 있을 전망이다.
음성직 서울도시철도공사(이하 공사) 사장은 7일 전자신문과 인터뷰에서 “지하철을 타는 시민들이 e북을 빌려 출퇴근 시간은 물론이고 집에서도 볼 수 있게 하는 프로젝트를 추진 중”이라고 밝혔다. 그는 또 “LCD모니터 2만700개를 설치해 시민들이 다양한 콘텐츠를 볼 수 있게 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지하철에서 e북을 빌려주고 실시간 TV를 중계하는 것은 세계 첫 시도다. IT로 구현한 ‘똑똑한 지하철(스마트 서브웨이)’ 시대가 열리는 셈이다.
공사는 이와 관련, 초도물량 3만대가량의 e북 확보를 위해 주요 e북 제조업체들과 협의 중이다. 지하철 5∼8호선 하루 평균 이용 승객 320만명의 1%가 이용할 수 있는 물량이다.
음 사장은 “시민들이 지하철이라는 폐쇄된 공간에서 e북을 체험, 관찰함으로써 아직 태동기에 머문 국내 e북 시장 활성화에 단초가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세계 e북 시장은 아마존의 ‘킨들’이 미국은 물론이고 100여개 국가에 수출되면서 세계적인 열풍을 일으켰다. 최근 애플이 e북으로 쓸 수 있는 ‘아이패드’를 내놓으면서 대중화 전기를 마련했다. 국내에서는 삼성전자·아이리버 등이 제품을 출시했으며 LG이노텍도 가세할 예정이다. 이동통신사업자들도 3G망을 활용한 콘텐츠 서비스를 위해 시장 진출을 선언했거나 검토 중이다.
공사는 이와 함께 5∼8호선 지하철 역사와 전동차 내부에 2만700개가량의 LCD모니터를 설치, 실시간 방송 서비스에도 나설 계획이다. 공사는 특히 지하철 방송에 시청률의 개념을 적용한다. 시민들이 몰리는 출퇴근 시간을 ‘프라임 타임’으로 설정해 상대적으로 비싼 가격으로 광고료를 받고 그 외 시간은 저렴한 가격으로 광고를 유치할 계획이다.
정진욱기자 coolj@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