잇따른 대형 수출로 올해 원자력 르네상스가 본격 열렸지만 전문 인력이 크게 부족해 수급난은 그 어느 해보다 심각할 전망이다. 당장 수백명이 부족한 올해뿐만 아니라 중장기적인 원자력 인력 양성 정책의 마련이 시급해졌다.
7일 한국원자력연구원과 한국수력원자력 등 원자력 전문기관에 따르면 지난해 말 요르단 연구형 원자로, UAE 원전 수출 성사와 더불어 국내 추가 원전 건설과 차세대 기술 개발 등으로 올해 인력 수요가 폭증했다. 그러나 정부가 원자력 연구기관들의 연구인력 정원(TO)을 쉽게 늘려주지 않아 인력 수급에 비상이 걸렸다. 해마다 배출되는 전문인력이 한정된 상황에서 민간기업들이 연구원 스카우트까지 나서게 되면 이 수급난은 더해질 것으로 예상됐다.
원자력연은 요르단 수출 외에 중소형원자로(SMART)와 미래원자력시스템기술개발 등을 위해 올해 기존 정규직 연구인력 839명을 900명까지 늘리겠다는 계획을 잡고 지난해 기획재정부에 61명 충원 신청을 했다. 최근 이 같은 요구가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원자력연은 수출용 원자로 사업을 위해 당장 꼭 필요한 20명을 다시 신청했지만 수용될지 미지수다. 원자력연은 지난해부터 오는 2014년까지 정년 퇴직 예정자도 156명에 달한다. 결원을 충원하려면 6년간 총 434명을 뽑아야 하는 상황이다.
한전 계열의 한국전력기술·한국원자력연료·한국수력원자력 등은 기획재정부와 지식경제부가 외부 용역을 통해 원자력 관련 필요 인력을 산출 중이다. 회사별로 많게는 수백명씩 충원이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됐다. 교육과학기술부 산하 한국원자력안전기술원도 최근 원자력 관련 인허가 업무가 급증해 적지 않은 인력이 추가로 필요한 상황이다.
문제는 해마다 배출되는 국내 원자력 전문인력이 매우 적다는 점이다. 국내 원자력공학과는 6곳이며 기계공학·재료공학과 등에서도 관련 인력이 배출되지만 졸업 후 2∼3년간 훈련이 필요하다.
김학노 한국원자력연구원 스마트개발본부장은 “그동안 원자력 연구 인력 부족 문제는 심심치 않게 지적돼 왔지만 올해 수요 증대로 가장 심각한 인력 수급난이 예상된다”며 “민간 기업들이 출연연에서 경험을 쌓은 연구원들을 좋은 조건으로 데려가려는 인재 영입 경쟁도 가시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유경·유창선기자 yukyu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