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용 PCB(인쇄회로기판)를 둘러싼 업계간 경쟁이 치열해질 전망이다. LG이노텍에 이어 대덕전자가 반도체용 PCB 생산 확대를 선언했다.
7일 대덕전자는 최근 시화공단내 휴대폰용 PCB 제조단지 부근 신규 공장 부지를 반도체 전용 PCB 라인으로 활용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를 통해 대덕전자는 기존 보드온칩(BOC)과 칩스케일패키지(CSP) 등 중국과 가격경쟁에서 고전을 겪었던 중저가 제품에서 고부가가치 제품인 플립칩 CSP로 방향을 전환한다는 계획이다. 플립칩 CSP는 기존 제품에 비해 가전제품의 다기능화와 경박단소화를 이끌 수 있어 스마트폰이나 노트북PC 등에 채택이 늘어나는 추세다.
대덕전자는 아직 구체적으로 어느 정도 자금을 투입하고 언제 본격적인 투자에 들어갈지는 밝히지 않고 있다. 하지만 올해부터 회사 전체 매출의 30%를 반도체용 제품으로 올린다는 예정이어서, 적잖은 투자가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에는 전체 매출 3950억원 가운데 25% 가량을 반도체용 PCB 제품에서 거뒀다. 또 이 회사는 올해 매출 목표를 지난해보다 13% 늘린 4500억원으로 계획해 올해 반도체 부문 매출은 1350억원 안팎이 될 전망이다. 회사 측은 2012년엔 전체 매출의 50%를 반도체용 제품으로 달성한다는 방침이다.
대덕전자의 반도체 PCB 생산 확대로 업체간 경쟁도 본격화될 전망이다. 반도체용 PCB 제품을 생산하는 곳은 국내에선 삼성전기, LG이노텍, 심텍 등이다. 특히 LG이노텍은 올해 구미에 950억원을 투자해 플립칩 CSP를 생산할 예정이어서 정면 격돌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하지만, 삼성전자와 하이닉스 등 글로벌 1·2위 업체들이 국내에 몰려 공급 시장이 넉넉한 데다 국산화율 확대로 관련 업체에도 긍정적일 것이란 전망도 제기됐다.
임병남 한국전자인쇄회로협회(KPCA) 사무국장은 “이처럼 LG이노텍과 대덕전자가 플립칩 CSP로 무게중심을 옮기는 것은 향후 중국과의 가격 경쟁을 피하고, 고부가가치 제품에 집중할 수 있기 때문”이라며 “우리나라가 강점을 갖고 있는 반도체 시장에서 고부가 부품 국산화로 인해 일본 의존도도 낮아질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독일 시장조사기관인 프리스마크에 따르면 2008년 기준 PCB 시장은 481억달러로 전체 시장에서 반도체 분야는 14.5%를 형성하고 있으며 스마트폰 등의 등장으로 향후 더욱 커질 전망이다.
이경민기자 kmlee@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