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산화탄소, 화학 연료로 다시 쓴다

  기후변화 주범인 이산화탄소를 화학원료로 재사용하는 기술이 국내 화력발전소에 첫 도입된다. 이에 따라 화석연료 연소에 따른 온실가스 배출 문제와 포집한 탄소저장 문제가 동시에 해결될 전망이다.

 7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한국남부발전(대표 남호기)은 캐나다 맨트라 벤처그룹과 이산화탄소 재사용(CCR·Carbon Capture & Reuse) 기술을 공동 개발키로 했다.

 CCR 기술은 단순히 화석연료 연소 시 배출되는 이산화탄소를 포집·저장하는 것이 아니라 화학원료로 재사용하는 게 핵심이다. 포집한 탄소를 별도 저장할 공간을 마련할 필요가 없다. 이 기술은 맨트라가 원천기술을 갖고 있으며 2월 중 남부발전에 사업제안서를 제출키로 돼 있다.

 남부발전은 이산화탄소 포집 및 저장(CCS) 시범 설비를 구축한 하동화력발전소에 우선 적용할 계획이다. 하동화력에 설치된 탄소포집설비에서 나오는 이산화탄소를 이용, 개미산(FA)과 에틸렌 카보네이트(EC)로 만든다는 구상이다.

 고무응고제·염색조제에 쓰이는 개미산은 탄소 1톤으로 약 0.5톤 가량 생산되며 가격은 톤당 1000달러 정도다. 친환경 용매나 리튬이온 배터리용 전해질에 사용되는 에틸렌 카보네이트의 경우 탄소 1톤으로 2톤을 만들 수 있다.

 한편 이 프로젝트는 남호기 사장의 강력한 의지로 추진되고 있다. 남부발전은 이달 중으로 예정된 하동화력 CCS설비 준공식에서 CCR 기술도입 계획을 정식 발표한다는 계획이다.

유창선기자 yuda@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