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도시철도공사가 세계 최초로 ‘지하철 e북 대여 사업’을 추진키로 했다. 전동차 내 LCD 모니터를 통해 TV 생중계 서비스도 제공한다고 한다. 눈이 번쩍 뜨이는 뉴스다. 어떻게 이렇게 참신한 아이디어를 생각했을까 감탄사가 절로 나온다.
시민들이 지하철에서 책 대신 e북을 보는 풍경은 마치 공상과학 영화를 떠올리게 한다. 조만간 현실화되면 ‘정보기술(IT) 강국’의 단면을 전 세계 알리는 좋은 계기가 될 것이다. 최근 애플 ‘아이패드’ 출시에 자책했던 IT강국 코리아에 다시 희망의 빛이 보이는 느낌이다.
사실 지하철 내 ‘e북 대여’나 ‘TV 생중계’는 현 기술로도 얼마든지 구현할 수 있다. 관건은 이 같은 발상을 떠올릴 수 있는 상상력과 현실화할 추진력이다. 애플의 ‘아이폰’이나 ‘아이패드’도 우리 IT기업들이 기술력이 없어서 그러지 못한 게 아니다.
IT강국의 이점을 십분 활용한 이 기획은 시민들에게 더욱 나은 서비스를 제공할 것이다. 나아가 e북·LCD 등 관련 산업의 활성화와 공사 수익사업에도 도움이 될 전망이다. 한마디로 일석삼조다. 프로젝트를 성공적으로 수행한다면 해외 각국이 벤치마킹할 수도 있다. 이미 음성직 서울도시철도공사 사장이 서울시 교통정책 보좌관 시절 기획한 ‘서울교통카드시스템’은 여러 나라에 수출 중이다.
우리가 주목하는 것은 이런 시도가 기업이 아닌 공공기관에서 나왔다는 점이다. IT를 통한 서비스 혁신이 민간기업 전유물이 아니라 공공에서도 얼마든지 가능하다는 것이다. 특히 대민 서비스를 담당하는 공공기관들은 되새겨볼 만하다. 서울도시철도공사의 새 도전이 꼭 성공해 민·관의 좋은 ‘롤 모델’이 됐으면 하는 바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