힐러리 클린턴 미국 국무장관의 인터넷 자유수호 호소에 메아리가 없다. 리비아가 반국가적인 웹사이트를 차단하고 베트남은 반정부적인 글을 올린 인사에게 실형을 내리는 등 인터넷상 언론 및 표현의 자유 억압이 더욱 심해지고 있다.
7일 인권단체 휴먼라이츠워치에 따르면 리비아 정부가 언론을 통제하기 위해 유튜브를 비롯해 7개 이상의 웹사이트를 차단했다. 조치는 지난달 24일부터 시작됐으며 리비아 알요움, 알마나라, 질 리비아 등 해외 포털 사이트도 차단 대상에 포함됐다.
이들 웹사이트는 리비아 국민이 뉴스를 접하는 주요 통로이자 국내 문제와 해외 기자들을 연결하면서 민감한 주제들을 다뤘던 곳이다.
휴먼라이츠워치 중동지부 사라 레아 휘슨 이사는 “이 웹사이트들은 리비아에서 표현의 자유가 진보했다는 것을 보여줬던 곳들”이라며 “정부는 미디어 통제의 어두운 나날로 다시 돌아가고 있다”고 말했다.
또 베트남 정부는 BBC 방송과 자유아시아라디오방송(RFA) 등 해외 언론의 웹사이트 등에 반정부적인 글을 남긴 변호사에게 실형을 내리는 등 언론의 자유 탄압을 지속하고 있다.
클린턴 미 국무장관이 지난달 21일(현지시각) 연설에서 중국, 베트남, 리비아, 사우디아라비아 등이 인터넷 자유를 보장해야 한다고 강조했지만 전혀 변화가 없는 상황이다.
이와 함께 중국 정부는 구글에 대한 사이버 공격과 e메일 해킹에 대해 조사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고수하며 인터넷 감시 역시 여전히 지속하고 있다. 이에 따라 구글은 미국 국가안보국(NSA)과 손잡고 사이버 공격에 대해 조사하는 등 사이버 보안 강화에 나서기로 했다.
한국 역시 인터넷 억압 논란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인터넷 게시판 본인확인제를 확대하겠다는 정부의 방침은 시민 사회의 반대에 부딪히는 한편 국가인권위원회가 표현의 자유 침해라는 판단을 내린 바 있다.
황지혜기자 gotit@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