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연합(EU)이 역내 27개 회원국의 통신 시장을 대상으로 단일한 통신 규제 정책을 도입하는 공식 행보에 착수했다.
7일 주요 외신과 유럽위원회(EC)에 따르면 EU 산하 유럽전자통신규제기구(BEREC)는 최근 브뤼셀 임시본부에서 첫 공식 회의를 하고 본격적인 활동에 들어갔다.
BEREC는 EU가 27개 회원국의 통신 시장 통합을 위해 지난해 출범시킨 거대 단일 규제기구로, 역내 통신 관련 법령의 제·개정시 실질적인 권한을 행사한다. BEREC가 공식 활동에 들어가면서 향후 EU 회원국들의 통신 시장에 동일한 규제를 적용하기 위한 제도 정비 작업이 한층 가속화할 전망이다.
우선 BEREC는 EU 회원국 내 이동통신 요금을 단일화하는 것을 골자로 한 ‘유럽이동통신접속(SEMA)’ 프로그램을 추진하기로 했다. 국가별로 상이한 요금제를 통일하고, EU 내 국가에서는 로밍 (Roaming) 비용을 최소화해 국내 통화 요금과 비슷한 수준으로 낮출 방침이다.
일례로 영국의 O2 가입자가 프랑스로 휴가를 가 현지에서 통화하면 분당 15펜스인 자국 내 통화 요금이 아닌, 프랑스 오렌지사의 자동로밍 요금 45펜스를 물어야 한다. SEMA 프로그램은 타국에서 제한된 일정 기간 체류시에는 이 같은 로밍 요금 대신 자국 내 요금을 적용하는 방향으로 제도를 마련중이다.
또한 스마트폰 확산에 따라 데이터 요금 제도도 손질하기로 하고, ‘지역 벨트’ 방식 등을 검토 중이다. 이 방식은 회원국 내 와이파이·와이맥스 등 무선 통신 인프라를 확충, 타국 체류기간에는 이동통신망 대신 와이파이 등을 통해서만 데이터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도록 한다.
이에 앞서 EU는 이미 오래전부터 휴대폰의 외부 접속 규격을 통일해 왔고, 오는 2012년부터는 역내 시판되는 휴대폰에 대해 마이크로USB와 착탈식 배터리 규격을 의무 적용하기로 했다.
서한기자 hseo@etnews.co.kr